Recent Post»

« 2025/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미네르바

Forum | 2009. 1. 9. 16:17 | Posted by 김수민

정말 붙잡힌 30대 시민이 미네르바가 맞는 걸까? 영문을 소상히 알 순 없으나, 이 사건으로 깨닫는 교훈은 아무리 좋은 글을 웹상에 쓰더라도 자기 신상을 속이지 말고 명확히 밝히거나 아니면 아예 언급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물경제전문가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더라는 학벌공세가 치사하고 저열하긴 하지만, 어쨌든 거짓말을 하면 이로울 게 없다.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할 거라면 아예 철저히 보안에 부치자는 말이다.

나는 이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미네르바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동안 미네르바와 그가 만드는 현상에 별 관심이 없었다. 대충 스크롤을 읽어내리면서 훑은 적은 있지만 그의 글을 유심히 읽거나 외워둔 대목은 전혀 없다.

그의 등장 이후 정치비평의 시대가 가고 경제비평의 시대가 왔다고들 한다. 나는 이것을 말세의 증상이라고 규정한다. 정치비평의 시대가 저문 이유는 결코 그것이 본디 허황된 상층부의 놀음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경제비평의 시대의 도래 역시 서민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첫걸음은 아니다. 미네르바를 향한 열광의 8할 이상은 금융과 재테크에 쏟은 관심에서 왔다. 반면 정치비평은 제대로 이를 알아먹을 시민들의 수가 급감하면서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땅의 2, 30대는 (심지어 40대 상당수와 50대의 일부도) 6, 70대에게 정치비평의 감각과 주도권을 내준 상태임을 직시해야 한다(6, 70대는 다만 인터넷을 못해서 영향력을 배가시킬 수 없을 뿐이다). 게다가 누가누가 치고 올라오는데 어느 놈이 어떻게 해서 잘 될 것이다,라는 정치 예측이 힘을 받을 수 없는 현 정세도 정치비평의 퇴조에 한몫했다.

경제학자인 유종일 교수가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다"라는 쪽으로 물꼬를 돌려놓고 있다(나는 2009년 최고의 한국 훈남 후보자로 그를 올려놓고 있다). 다행한 일이다. 그럼 이제 미네르바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의 전문성 같은 데 골몰하지 말고, 그가 응당 누려야 할 시민적 권리에 대해 말할 때이다. 그리고 두말할 나위 없이, 급기야 지하벙커로 본거지를 옮겨 가면서 다 잘 될 것이라는 '진정한 괴담'을 유포하고 있는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상탈 무페의 저서 제목을 빌려 말하자면, 대세는 명백히 '정치적인 것의 귀환'이다.  

'Foru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라공화국 전복  (10) 2009.01.12
미네르바 2  (5) 2009.01.10
'성노동'  (2) 2008.11.22
운동권 선본 불출마 사건  (5) 2008.11.13
어느 노동운동가의 '자유로운 세계'  (0) 2008.10.24
:

스물 여덟

Free Speech | 2009. 1. 2. 18:57 | Posted by 김수민

옛날옛날 넌 언제 뜰 거냐고 묻는 임권택 감독에게 신현준 배우는 스물 여덟살 때까지는 뜨겠다고 했단다. 김수미 배우가 할머니 역할을 맡기 시작한 것은 스물 여덟살 때부터였단다. 나는 올해 스물 여덟이 됐다.

내게 2009년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사고나 병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예감이 이렇게 강렬했던 적은 없었다. 2008년 12월 31일 23시 50분경 나는 신촌 사거리를 건너고 있었다. 좁은 도로지만 나름대로 마지막 고비였다.

대학에 입학할 무렵 스물 너댓살 먹은 선배들을 만나면 약간의 짜증은 기본으로 감수해야 했다.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은 경험이 풍부한 듯했고 사물을 보는 시야가 넓으며 편향성 따위는 없이 사려심이 엄청 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 나이가 되면서 진실을 알게 됐다. 막말로 조또 아니라는 걸.

스물 여덟 먹은 나는 열 여덟인 사람한테도 함부로 "인생이란 말이야..."라고 말하지 못하겠다. 도대체 그런 이야기를 하려면 어느 경지까지 가야 하는 걸까. 나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그러고 싶은 욕심도 없다.

애늙은이라는 주위의 시선에서 슬슬 해방되고 있다. 이제 나는 거꾸로 나이값 못하는 주책바가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주책 바가지라, 이거 좋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경험을 하면 할수록 되레 편벽된 꼴불견으로 거듭나는 비결은
지난 경험으로부터 "이게 최고더라"는 법칙과 고정관념을 세우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지 않도록 애쓰겠다.

독자 분들도 그러지 않기를 빈다.
그러면 새해 복 많이 받으실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Free Spee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래스  (3) 2009.01.29
니네도 별로거든요  (2) 2009.01.28
2008년 나의 열 가지 열쇳말  (0) 2008.12.31
걸인과 나  (2) 2008.12.30
나경원 vs. 나경은  (1) 2008.12.28
:

2008년 한국 최고 댄스음악

Listen to the 무직 | 2009. 1. 2. 04:47 | Posted by 김수민
2008년에 대중음악이 좀 살아났다고들 하는데, 가장 실속 있는 강세를 과시한 쪽은 댄스라고 생각한다. (댄스가 범람을 했지만 속만 울렁거렸던 해로는 1995년을 꼽을 수 있다.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은 해다.)

작년 최고의 한국 댄스음악을 꼽아본다. 이러쿵 저러쿵 코멘트를 붙이려다가 관둔다. 내 맘이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어쩌다>
빅뱅 <마지막 인사>
쥬얼리 <모두 다 쉿>
2PM <10점 만점에 10점> (김세황이 신해철 몰래 '알바'를 뛰었었다는 후문이다.)
동방신기 <Wrong Number>

대부분 rock음악이 저장된 내 mp3에는 저 노래 중 두 곡도 끼어 있다.
내가 어쩌다 어쩌다 어쩌다~

'Listen to the 무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완과 철수  (0) 2009.02.03
록과 재즈, 내게 있어  (0) 2009.02.02
쪼쪼 유로댄스 싫어  (0) 2008.12.27
음악 장르에 대한 세 가지 질문  (0) 2008.12.20
넥스트 6집 <666 Trilogy> part 1  (0) 2008.12.13
:

2008년 나의 열 가지 열쇳말

Free Speech | 2008. 12. 31. 13:35 | Posted by 김수민

진보신당
우라사와 나오키
근현대사2 백넘버 27
촛불
미친 놈, 돈 놈, 얼빠진 놈들
내한공연
위닝 11
라디오 스타
청춘의 십자로
2009

12월 26일 7차까지 치닫는 술자리 도중에 안경을 잃어 버렸다. 덕분에 나는 게으른 몸을 이끌고 진작에 했어야 할 새 안경 맞추기에 성공했다. 다소의 감기 기운을 단 채 12월 28일 또 거센 술자리를 가진 뒤, 29일과 30일 몸살로 앓아 누웠다. 그 덕택에 나는 집에 머물며 한 해를 조용하고 성실하게 정리할 시간을 가졌다.  


 
2008년에 돌아본 나의 2007년은 참으로 끔찍하였다. 하지만 2009년의 끝에 난 2008년을 뿌듯하게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상우일기

'Free Spee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니네도 별로거든요  (2) 2009.01.28
스물 여덟  (1) 2009.01.02
걸인과 나  (2) 2008.12.30
나경원 vs. 나경은  (1) 2008.12.28
무상하군  (1) 2008.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