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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Free Speech | 2009. 1. 29. 10:18 | Posted by 김수민
"한국 노동자 문화, 대중문화에 포섭 독자성 빈약"

박해광 전남대 교수의 기고문을 다룬 한겨레 기사다. 이런 연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단 노동자문화와 대중문화를 너무 대립시킨 듯하다는 인상을 받긴 했다. '그 쪽수에도 불과하고 노동자는 왜 대중문화를 주도하지 못하는가'라고 묻는 게 더 올바를 듯.

신해철 <쾌변독설>(지승호 지음)의 한 내용이 생각난다.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이 책에는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많다.

지승호: (...) 우리는 올라가려고 기를 쓰는 문화 아닙니까?

신해철: 그게 치명적인 차이예요. 그래서 저는 '클래스'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어요. 차라리 영국처럼 아예 극단적으로 클래스가 나눠져 있으면 사람들이 쓸데없는 욕망을 가지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는 노동자들이 나도 언젠가는 사장이 되어서 떵떵거리면서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은 노동자는 평생 노동자기 때문에 상향하려는 열망이 놀랄 정도로 적어요. 그 대신 그 에너지를 자기 계급에 대한 프라이드를 위해서 사용하는 거죠. (...) 펍에 들어갔는데, 블랙사바스의 '아이언 맨Iron Man'이 스피커에서 나오더라구요. 거기 전부 아저씨들, 노동자 계급의 사람들밖에 없는데, 글자가 헤져서 잘 보이지 않는 블랙사바스 투어 티셔츠를 입고 온 사람이 있더라구요. 내 생각에는 70년대에 블랙사바스 투어 했더 기념 티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십 년, 이십 년된 옷이겠죠. 그 옷을 입고 있는 아저씨가 비터, 흑맥주 잔을 들어 올리면서 "싸바~스~" 하니까 펍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쫙~ 잔을 들어 올리면서 "싸바~스~" 그러는데, 음악이 사람들을 단결시킨다, 록 음악이 노동자 계급을 대표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오지 오스본이 양복을 입지 않겠어요. (...) 돈은 좀 있지만 문화적인 태도는 하나도 변한 게 없잖아요. (...) 근데 우리나라는 '굳세어라 금순아'를 들으면서 돈을 벌다가 돈을 벌고 나면 갑자기 예술의 전당을 가려고 하잖아요.

(중략)

신해철: 저는 클래스가 나눠진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클래스가 나눠지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게 더 문제라고 봐요. 한국 사람들을 조사하면 다 중산층이라잖아요. 없는 놈은 자존심 상해서 중산층이라고 하고, 있는 놈이 해코지 당할까 봐 불안해서 중산층이라고 하고, 무슨 이런 나라가 다 있어요? 전 국민의 99%가 중산층이고 빈곤층은 전 재산 30만원도 안 되는 전두환밖에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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