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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Forum | 2009. 1. 9. 16:17 | Posted by 김수민

정말 붙잡힌 30대 시민이 미네르바가 맞는 걸까? 영문을 소상히 알 순 없으나, 이 사건으로 깨닫는 교훈은 아무리 좋은 글을 웹상에 쓰더라도 자기 신상을 속이지 말고 명확히 밝히거나 아니면 아예 언급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물경제전문가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더라는 학벌공세가 치사하고 저열하긴 하지만, 어쨌든 거짓말을 하면 이로울 게 없다.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할 거라면 아예 철저히 보안에 부치자는 말이다.

나는 이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미네르바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동안 미네르바와 그가 만드는 현상에 별 관심이 없었다. 대충 스크롤을 읽어내리면서 훑은 적은 있지만 그의 글을 유심히 읽거나 외워둔 대목은 전혀 없다.

그의 등장 이후 정치비평의 시대가 가고 경제비평의 시대가 왔다고들 한다. 나는 이것을 말세의 증상이라고 규정한다. 정치비평의 시대가 저문 이유는 결코 그것이 본디 허황된 상층부의 놀음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경제비평의 시대의 도래 역시 서민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첫걸음은 아니다. 미네르바를 향한 열광의 8할 이상은 금융과 재테크에 쏟은 관심에서 왔다. 반면 정치비평은 제대로 이를 알아먹을 시민들의 수가 급감하면서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땅의 2, 30대는 (심지어 40대 상당수와 50대의 일부도) 6, 70대에게 정치비평의 감각과 주도권을 내준 상태임을 직시해야 한다(6, 70대는 다만 인터넷을 못해서 영향력을 배가시킬 수 없을 뿐이다). 게다가 누가누가 치고 올라오는데 어느 놈이 어떻게 해서 잘 될 것이다,라는 정치 예측이 힘을 받을 수 없는 현 정세도 정치비평의 퇴조에 한몫했다.

경제학자인 유종일 교수가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다"라는 쪽으로 물꼬를 돌려놓고 있다(나는 2009년 최고의 한국 훈남 후보자로 그를 올려놓고 있다). 다행한 일이다. 그럼 이제 미네르바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의 전문성 같은 데 골몰하지 말고, 그가 응당 누려야 할 시민적 권리에 대해 말할 때이다. 그리고 두말할 나위 없이, 급기야 지하벙커로 본거지를 옮겨 가면서 다 잘 될 것이라는 '진정한 괴담'을 유포하고 있는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상탈 무페의 저서 제목을 빌려 말하자면, 대세는 명백히 '정치적인 것의 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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