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

« 2024/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제가 신해철이었다면 그런 광고 찍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면, 가오가 상하니까요.
92년 꽃게랑 이후에 CF를 별로 찍지 않았던 그가 하필 학원CF를 찍었는지
좀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친구가 학원장인가? 하는 생각도 했지요.


많은 분들이 신해철의 언행이 불일치하다고 하지만 글쎄요.
신해철이 "학원 다 없애야 한다. 학부모들이여, 애들 학원에 보내지 말아라.
얘들아, 학원 다니지 마"라고 한 적 있나요?
저는 들은 적 없는데, 있었으면 알려주세요.

자기 자식은 홈스쿨링을 할 거라고 했으니,
학교는 물론 학원에도 보내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것 같긴 합니다.
자기 처지에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내린 결심이겠지요.
자신이 역사나 음악, 국어, 영어를 부인이 과학이나 수학, 일본어을 가르칠 수 있다고 하는군요.


학원 문제는 진보진영에서도 처치 곤란한 것이기도 했지요.
우리 당이나 혹은 민주노동당에서 학원에 몸담았거나
현재에도 몸담는 분들이 계십니다. 당직자가 되신 분들 중에도 있구요.
당연히 그분들은 사교육비가 0에 수렴되기를 바라는 분들일 것입니다.
그런 날이 온다면 저항하고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학원이 맥을 못 추는 시절로 접어든다면 굳이 학원강사를 하지 않아도
공교육 속에서, 혹은 다른 영역에서 생계를 꾸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뒤집어 말해 학원의 존폐는 커다란 사회구조의 변화에 달려 있는 것이니까요.

학원은 수요가 있어서 존재하는 것이지 공급이 있기 때문에 유지되는 게 아닙니다.


물론 한편으로 그의 행위에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거대기업에게 따낸 돈을 그 기업을 보이콧하는 단체에 기부한
첨바왐바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비교할 일은 결코 아닙니다.

신해철 자신도 이번의 제 행동에 정치사회적인 의미부여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명박 형님 땜에 득템했다,고는 했지만 그게 이명박 정부를 꼬집고 풍자하는
의도인지는 알 수가 없고, 그런 의도가 있다손 쳐도 대단한 행동은 아니며,
그리 해석하면서 찬성과 반대를 논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은 신해철을 꽤 급진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오해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해철의 인터뷰나 라디오방송 진행을 평소에 자주 들었던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는 스스로를 "중도보수"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쾌변독설>에서는 한미FTA에 대한 찬반의견을 유보하면서도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요컨대 '대통령을 좌에서 뽑았다고 해서, 대통령이 반드시 좌쪽의 정책을 쓰라는 법은 없다. 대통령은 국민을 아우르는 사람이니까' 정도의 발언도 했었습니다.

이런 성향을 두고 이견을 말할 수는 있겠지만 '언행불일치'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문득 2002년도에 노무현이 김영삼을 만난 사건이 생각나는데,
오바와 뻘짓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 사건 자체는 노무현의 평소 언행에 매우 부합하는 것이었습니다.
노무현의 역사적 소임(!)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노무현 지지자의 일부와 노무현 반대자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비난을 하더군요.
자기네들이 노무현을 잘못 안 걸 가지고...



추신:
더불어, 신해철 옹호론에 깔린 어떤 문제도 지적하겠습니다.

논란이 터진 직후 진중권 당원이 게시판에서 견해를 피력하셨지요.
근데 딴 건 둘째치고, 댓글에 드러난 예술인은 좀 봐줘야 한다는 생각은 참으로 위험하다고 봅니다.
논리적이지는 못한데 사람들을 설득해왔던 예술가-열외주의의 한 발로입니다.

지금은 팬이 많이 준 것 같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문열의 위세는 막강했습니다.
칼럼으로 뻘소리를 해대고 그에 반론을 하면, 이문열의 팬들은 논쟁의 여지를 막아버리며
"뛰어난 문호에게 무슨 짓이냐" "그런 정치적 잣대를 예술인에게 들이대지 말라"고 호통쳤습니다.
이문열 소설은 매우 구리다는 게 제 사견이지만, 어쨌든 당시 한국사회 구성원의 절반 이상은
거기에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찬동할 만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신해철에 대한 진 당원의 그러한 두둔이 과연 얼마나 이문열팬들의 인식과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진 당원이 두둔하고자 한 것이, 다른 게 아니라 연예인, 예술인의 '오만함'이었다면
그 두둔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Foru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민 부인의 재판  (1) 2009.03.04
신해철 논란, 해명5부작에 초점 맞추죠  (13) 2009.03.03
가라공화국 전복 2  (6) 2009.01.13
가라공화국 전복  (10) 2009.01.12
미네르바 2  (5) 2009.01.10
:

넥스트 6집 <666 Trilogy> part 1

Listen to the 무직 | 2008. 12. 13. 13:23 | Posted by 김수민

발매 예정일인 12월 8일을 이틀 앞두고 교보문고에 예약주문해 12월 11일 받아들 수 있었다.

리뷰 쓰기 싫다. 그냥 계속 듣고만 있다. 넥스트 2집과 신해철의 모노크롬의 특색이 섞였다고 할 수 있다. 뒤이어 나올 part 2, 3을 들어봐야 2집이나 3집과 온전히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5집에 비해선 확실히 자리를 잡은 듯하다. 신해철의 보컬이나 멜로디 라인에서 별다른 특색을 발견할 수는 없으나, 예의 그 신서사이즈로 확 벌리는 사운드와 몇년 간 수행한 테크노적 접근, 헤비메틀 클리셰가 잘 어우러져 멋진 편곡이 되었다.

2005년 말 김세황이 재가입했을 때, 그와 데빈 리가 칼 말론-존 스탁턴(유타 재즈 농구선수)에 비유될 만한 콤비 플레이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2006년 로열 팝하모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당시, 데빈의 솔로 연주 비중이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불안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비트겐슈타인 음반부터 신해철과 함께 해온 그가 탈퇴하고, 이번 음반도 결국 김세황 혼자 짐을 졌다. 이점이 참 아쉽다. 팬으로서 나는 넥스트가 키보디스트에 더블 기타 시스템까지 갖춘 6인조일 때 가장 빛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여태껏 6인조 라인업으로 녹음된 넥스트 음반은 히트곡 리메이크를 담은 6.5집 뿐이었다.

넥스트 음반과 함께 아트 블래키&더 재즈 메신저스(이 음반 커버가 참 마음에 든다)와 우디 거스리의 음반을 주문했다. 재즈나 포크 쪽으로 들으려고 말이다;;; 얼마 전엔 조니 캐쉬 베스트 음반도 하나 구입했다. 록팬으로서 블루스필에 제대로 젖기 위해 노력했는데(물론 델타 블루스 계열로는 -십자로에서 악마에게 영혼 팔았다는- 로버트 존슨의 음반을 유일하게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컨트리&웨스턴에는 블루스만큼 익숙하지 못하니까 감상하다 이따금 벽에 부딪히더라.  

'Listen to the 무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쪼쪼 유로댄스 싫어  (0) 2008.12.27
음악 장르에 대한 세 가지 질문  (0) 2008.12.20
보컬열전 (4) 김준원  (8) 2008.12.08
액슬 로즈  (0) 2008.12.04
보컬열전 (3) 데이빗 커버데일  (6) 2008.11.14
:

신해철 책에 낄 뻔한 사연

책이라곤 읽지 않는 | 2008. 3. 4. 05:00 | Posted by 김수민

개강맞이 컨디션 조절에 성공하는가 싶더니 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지승호가 인터뷰해서 만들어낸 <신해철의 쾌변독설>을 한숨에 다 읽다가 밤을 새버린 것이다. 인터뷰어, 인터뷰이, 독자의 관심사가 다 비슷했던 탓이 가장 크다. 후반부 진중권과 <디워>에 대한 이야기는 압권이다.  

2003년 초에 '아웃사이더'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크라잉 넛을 다룬 데 이어 신해철에 관한 책을 낼 것이며, 내 글이 하나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넥스트 팬의 성장사와 거기에 깔린 멘탈리티와 문화적 맥락'에 초점을 맞춘 느슨한 에세이 하나를 쓰기로 했다. 그러나 끝내 최종청탁은 들어오지 않았다. 출판과 함께 나오기로 한 넥스트 5집이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넥스트 5집은 2004년에야 나왔고, 책은 지승호의 인터뷰만으로 구성되어 다른 출판사에서 이제서야 나왔다. 한마디로 '다른 책'이지 뭐.

나도 사실 청탁을 받았을 땐 인터뷰를 맡고 싶었으나, 이미 그무렵 지승호는 인터뷰 전문가로 자리를 확고히 굳히고 있었다. 아마 내가 인터뷰했다면 대마초, 간통, 정치 이야기 등은 지승호보다 적게 꺼냈을 것이다. 대학 시절 이야기가 좀 더 많이 나오고(신해철은 이 책에서 공부는 NL에서 하고 시위는 CA에서 했다고 잠깐 털어놨다), '보컬론'이 반 챕터쯤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책이라곤 읽지 않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6.25 단상  (1) 2008.06.25
<정주영 무릎꿇다>를 읽다  (1) 2008.06.10
만화책 추천 받습니다  (14) 2008.03.18
장정일 (펌)  (0) 2008.03.12
둔기  (3) 2008.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