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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질투심 탐구생활

전파낭비 | 2009. 12. 13. 20:31 | Posted by 김수민
남녀탐구생활에는 정가은, 정형돈이 나와요. 둘은 정씨라는 것만 빼면 균형이 맞지 않아요. 샤방샤방 꽃미남을 출연시키거나, 여자를 신봉선으로 바꿔야할 것도 같아요. 하지만 시청자들, 불만은 새발의 손톱만큼도 없어요. 보기엔 균형이 안 맞아보이는데 저울추는 0점이에요. 어떤 소개팅 프로에서도 찌질한 남자가 부족할 거 없는 여자랑 만나요. 혹시 여자 눈높이를 못 맞추는 여성 차별일까요. 아님 남자 평균 수준을 발닦개로 까는 남성 희화화일까요. 그런 소릴할 바엔 걍 닥치고 남녀질투심을 탐구해 보아요.

먼저, 질투하는 남자 편이에요. 남자는 오늘도 길거리에서 안구질을 해대요. 저 여자 얼굴, 그 여자 다리, 요 여자 가슴을 여친의 눈을 피해 감상해요. 여자와 연애를 시작한 뒤에 세상에는 여자가 더 많아 보여요. 누가 그러는데, 여자는 하나로는 부족하고 둘은 너무 많대요. 둘이 너무 많은진 몰라도 하나로는 부족한 것도 같아요. 아씨, 여친한테 걸렸어요. 다음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야겠어요. 안되겠다 싶었는지 어느날 여친이 질투심을 유발하려고 해요. 친한 친구라며 왠 사내놈을 데리고 왔어요. 다 알아요. 콧방귀를 껴요. 척 보니 나보다 얼굴이 못났어요. 일류대에 다닌들 소용 없어요. 또 데리고 왔어요. 얼굴은 쫌 생겼어요. 하지만 나보다 키가 작아요. 또 데려와요. 학벌도 되고 얼굴도 되고 키도 괴는데, 애가 '애'에요. 하하하! 호탕하게 웃으며 그 남자에게 "앞으로 형이라고 해!" 해요. 데려온 남자가 가고, 둘만 남을 때 남자는 "남자는 남자가 보면 아는데, 그 사람은 쫌..."하면서 자신감에 가득찬 씨부리머가 돼요. 여친은 남자가 질투해서 그러는 거라 생각하지만,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오히려 잘나뻥질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질투심 유발에 실패한 여친을 보며 남자는 뿌듯함으로 사우나를 해요. 하지만 이런 남자를 한방에 보낼 수 있어요. 사실 이 남자도, 자기보다 하나라도 나은 부분에 순간순간 열등감으로 비눗칠을 했거든요. 뭐 하나 꿇릴 거 없는 남자를 데려오면 남자는 바로 야코 죽어요. 만일 힘센 남자랑 팔씨름이라도 해서 지게 되면, 남자는 그날로 확인사살당해요.

이번엔 질투하는 여자 편이에요. 여자는 남자에 비해 길거리 안구질을 하지 않아요. 하지만 TV에 나오는 남자, 영화에 나오는 남자, 무대에 오른 남자, 사진에 나오는 남자, 유심히 쳐다봐요. 이거 직빵이에요. 남친은 바로 열폭해요. 그러자 남친의 질투심 유발이 시작됐어요. 남자는 평소에 하던 안구질을 더 열심히 해요. 이 시키가 아예 선글라스를 끼고 왔어요. 눈탱이 밤탱이를 만들어 테 없는 선글라스를 하나 선물하고 싶어요. 하지만 여자는 다른 여자를 질투하기보다는 남자의 지조 없음에 짜증나는 거예요. 그리고 솔직히 지가 나 말고 딴 여자를 엥간히나 사귀겠어요. 남친은 눈탱이 밤탱이가 돼도 나를 떠나지 못할 거라 믿어요. 남친은 또 어디서 배워왔는지 다른 여자를 자리에 불러요. 잘못 삼긴 해파리 냉채처럼 질투를 목구녕에서 쭉쭉 뽑아내려고 해요. 지가 아는 여자 중에서 제일 예쁜 여자를 델꼬 왔어요. 어쩌라고. 해파리가 "저런 여자가 너를 좋아할 것 같니?"라며 기어나올 것 같아요. 여자는 남친의 아는 여자가 메고 온 명품 가방과 구두, 옷을 스캔하기에 바빠요. 또 아는 여잘 데려왔어요. 이번에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는 쭉쭉 빵빵이에요. 하지만 역시 이런 여자가 남친을 남자로 볼 것 같진 않아요. 대신에 나도 운동해서 저 여자처럼 될 거라고 삼일천하를 작심해요. 또 데려왔어요. "뭐야 별로잖아?"라고 생각하는 순간 존심이 팍 상하고 화딱지가 앉아요. 후시딘도 소용 없어요. 저 정도 여자가 뭐가 그리 괜찮다고. 여자는 '아야여오요우유으'예요. 어이가 없어요.

이번엔 남녀탐구생활 보너스 편- 남자와 여자의 야동 감상이에요. 야동 중에는 특정한 성 하나만 나오는 게 있어요. 남자는 여자만 나오는 야동을 봐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해요. 근육질에 거시기 큰 남자가 나오면 열폭하니까요. 반면 여자는 남자만 나오는 야동을 보지 않아요. 짐승남도 사양이에요. 여자는 동영상 속 여자에 감정이입하니까요.

정형돈은 조금 뚱뚱하기는 하지만, 양복 입으면 직장인으로 둔갑하고 츄리닝 입으면 실업자로 빙의해요. 대한민국 표준남이라잖아요. 정형돈이 남자대표로 나오는 것을 남자나 여자나 다 받아들여요. 한편 정가은이 대한민국 평균녀라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남자는 남자대로 정가은을 침흘리며 쳐다보고, 여자는 정가은이 재현하는 생활을 침넘기며 관찰해요. 결론적으로 아무도 불만 없어요.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 남자 몰라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생물학적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모를 일이예요. 사람마다 다 다를 수도 있어요. 다만 남자 다수의 경향과 여자 다수의 경향, 그리고 그 사이의 차이라는 게 있을 뿐이에요. 그 원인이 무언지는 잘 몰라요. 그냥 차이를 보며 공감하면 웃는 것이죠. 이상 남녀탐구생활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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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간들도

Free Speech | 2009. 12. 12. 20:49 | Posted by 김수민
좌파 행세를 한다니, 한국사회는 그래도 꽤 평화로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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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루저란 무엇이었는가?

전파낭비 | 2009. 12. 11. 16:11 | Posted by 김수민
나와 친구들이 루저라는 말을 영어시간 바깥 일상에서 처음 썼던 건 고교 졸업, 대학 입학무렵이었다.

한 친구가 말했다.
"나는 인디야."
"인디? 인디는 뭐 그냥 혼자 있으면 다 인디인 줄 아나?"
"음, 그럼 나는 루저야."
"야 루저는 아무나 되나?
"그럼 도대체 뭐라 그래야 되냐? 비주류? 마이너? 언더그라운드?"
"웃기고 있네. 술이나 마셔라."

당시 우리에게 '루저'란 '인디', '비주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단어였고,
밤길에 "나(우리)는 'Nothing To Lose'"라고 외치곤 했다.

몇달 전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어느 형이
"논문제목에 'loser'라는 단어를 쓸 텐데 적확한 한국어 번역어가 뭘까?"
라며 물어왔다.
"글쎄요. 패배자, 실패자, 낙오자...?"
정답이었지만 어감이 살지 않아 몇 가지를 더 덧붙였다.
"찌질이, 찐따, 슈레기..."
그린데이의 'Basket Case'나 라디오 헤드의 'Creep'에 비견될 만했다.

'루저'는 예전 나와 친구들이 쓸 적보다 훨씬 가벼운 의미로 쓰이고 있었다.
그런 만큼 장난처럼 남에게 툭툭 던지는 말이기도 하지만,
비장미나 마지막 자존심 따위는 덜어내버린 상태였다.

왜 '루저 발언'에 발끈하는가, 보다
그들은 왜 '루저'라는 어휘를 썼는가, 를 생각하다 떠오른 기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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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의 비하인드 스토리

Listen to the 무직 | 2009. 12. 11. 16:10 | Posted by 김수민
11일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는 김현식 트리뷰트 방송으로 진행되었다. 김현식을 술회할 때 엄인호와 함께 빠질 수 없는 인물인 김종진, 전태관이 출연했다. 흥미로운 몇가지 이야기들 중에 유재하가 밴드에서 탈퇴한 사연이 있었다. 김현식이 후배들에게 곡을 받을 때 유재하는 나중 자신의 음반에 들어가게 되는 곡 전부를 줬다. 그러나 김현식은 한곡씩만 받는다는 취지로 박성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김종진의 <쓸쓸한 오후>을 선택했고, 유재하의 곡 가운데서도 <가리워진 길>만을 골랐다. 상심한 유재하는 그래서 탈퇴했고 자작곡들을 손수 묶어 음반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는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2 - 인터뷰 편>(선)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에도 실려 있다. 그들이 꺼낸 이야기는 둘인데, 나머지 하나가 유재하의 죽음에 얽힌 사연이다. 운전을 못했던 유재하가 운전면허증을 땄던 날이 바로 11월 1일이었다. 그는 면허증 획득을 자축하는 파티를 하고 나서 직접 운전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상을 떠났다. 내놓기 다소 꺼림직한 그의 실수로, 우리는 한가지를 잃었고 한가지를 얻었다. 잃어버린 한가지에 대해 따로 주절거릴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얻은 한가지는 그의 유작이다. 단 하나의 음반은 마치 전집처럼 남았다. 그 음반의 실린 이 곡 저 노래는 김현철, 신승훈, 유희열에 이르는 흐름을 두루 예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꼭 같은 날 김현식이 세상을 떠났다. 이미 유명한, 우연의 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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