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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피스 밴드 내한공연

Film Tent & 2nd Stage | 2009. 1. 31. 15:21 | Posted by 김수민

재즈사에서 마일즈 데이비스만큼 비밥, 쿨 재즈, 하드밥 등 특정한 세부장르에 골몰하지 않고 발빠르게 트렌드를 만들고 갈아탔던 뮤지션은 없다. 그는 우드스탁이 열렸던 해인 1969년, 그 유명한 'bitches brew'로 재즈록의 시대를 열어 제낀다.

데이비스는 이 음반에 기타리스트로 참여한 존 맥러플린을 예뻐해 그의 이름과 같은 곡을 쓰기도 했고, 맥러플린은 이에 답하여 <Miles Beyond>라는 곡을 나중에 썼다. 이 곡을 연주한 팀이 바로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이다(이 팀은 록밴드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정도로 하드하다). 한편 비치스 브루에서 피아노를 맡았던 칙 코리아도 퓨전 재즈를 주도하게 되는데, 그가 만든 밴드가 <Spain>으로 유명한 리턴 투 포에버. 

내가 이렇게 재즈사의 주요 한 대목을 읊은 이유는, 며칠 전 존 맥러플린과 칙 코리아가 Five Peace Band를 결성해 내한공연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둘이서 40년만에 같은 팀을 하게 되었다니. 록 아티스트가 아니면 내한을 해도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로서도, 이 공연만큼은 도저히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클럽이 아닌 강당급 공연장에서는 처음으로 재즈 콘서트를 겪게 되었다.

몇시간 지나 이화여대 대강당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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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핼포드는 21일 공연한 '주다스 프리스트'의 보컬리스트다. 메틀 보컬의 산 역사이며, 앞으로도 그를 능가할 보컬리스트는 물론, 그에 필적할 보컬리스트도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국 락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솔로이스트로는 김종서과 김경호가 꼽힐 것이다. 그들을 통해 대중화된 락을 받아들인 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보컬 스타일, 즉 하늘을 찌르는 하이톤 보컬이 곧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고음이 돋보이는 보컬들 간에도 커다란 차이가 있다. 다들 두성을 쓴다는 점에서는 비슷비슷하지만, 김경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을 '스트라이퍼'의 보컬 등은 기본적으로 미성에 바탕하고 있다. 국내 청중들이 락 발라드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스틸 하트나 스콜피온스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미성이라 함은 단순히 맑은 목소리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청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낫겠다. 변성기 이후에도 높고 깨끗한 목소리를 유지하였으며 마치 여성처럼 자연스럽게 고음을 내는 이를 미성의 소유자라고 할 만하다. 일례로 스트라이퍼의 <I believe in you> 같은 노래는 여성과 흡사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일본이나 한국 등지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멜로디컬 메틀'의 보컬리스트들 다수는 '반가성'이 돋보인다. 하이틴 아마추어 메틀밴드들이 즐겨 커버하는 헬로윈이 가장 좋은 사례일 것이다. 그 밴드의 보컬리스트는 실력이 되고 연습을 많이 해서 헬로윈의 노래를 커버하는 것인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반가성은 미성이나 두성에 비해 선천성이나 각고의 노력과는 거리가 있다. 밴드 보컬은 아니더라도 노래방에서 고음부를 좀 소화하는 이들은 대부분 반가성을 사용할 줄 안다. 단 반가성에 의존하는 보컬들은 중저음과의 연결고리가 자연스럽지 않다. 그러다 보니 고음 일색이거나 <A tale that wasn't right>처럼 초반부는 저음이고 후렴구에서는 막바로 고음을 내게 된다. 반가성은 또 컨디션에 크게 좌우받는다. 헬로윈이나 예레미의 보컬이 이따금 반가성이라기보다는 '거의 가성'에 가까운 발성을 하는 요인도 거기에 있지 않나 싶다.

물론 반가성이나 미성이나 두성을 한가지만 쓰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차피 인간의 한계가 있거니와 각자의 발성이 가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성은 파워가 약하고, 두성도 일정 음역에 다다르면 반가성으로 변환되게 된다. 이 세가지에 허스키(그냥 거친 소리가 아니라 목에 힘을 줘 긁어서 내는 소리를 뜻한다)를 꽤 많이 섞는 보컬이 바로, 핸섬 그 자체의 얼굴, 큰 키, 긴 머리칼 등 완소외모를 자랑하는 세바스찬 바크('스키드 로우' 출신)다.

그렇다면, 롭 핼포드는 어떤 케이스인가. 그는 미성에 기대는 스타일이 아니다. 어쩌면 그점에서 그를 '하이톤 보컬'로 분류하는 건 멋쩍은 짓일지 모른다. 롭 핼포드는 기본적으로 '기냥 육성'에 기초하고 있다. 물론 고음으로 올라가면서 두성이 나오고 허스키가 섞이고 더 올라가면 반가성으로 가지만, 여하튼 그는 육성을 많이 쓴다. 대신 흉성은 거의 쓰지 않는다. 한국에서 흉성을 쓰지 않고 육성만으로 파워를 내는 보컬리스트로는 윤도현이 있는데, 물론 그와 핼포드는 닮은 구석이 없다. 핼포드는 음색 자체가 금속성이다. 짚어보니, 롭 핼포드는 교과서적 메틀 보컬리스트이면서도 꽤 개성적이다. 그의 아류들이야 있겠지만 그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원류를 쫓아온 사례는 거의 없다. 한국의 수많은 메틀 키드들이 그의 노래를 카피했지만 그와 비슷하게 부르지는 못했던 듯하다. 따라잡기의 용이성으로 치면, 헬로윈>스트라이퍼>세바스찬 바크>주다스 프리스트가 아니었을까.

흉성보다 두성이 돋보이는 보컬리스트들 대다수가 롭 핼포드를 따르지 못하는 결정적 측면은 단연 라이브에서 과시하는 안정성이다(이에는 고음실력 못지 않게 중음의 탄탄함도 깔려 있다). 세바스찬 바크나 제임스 라브리에(드림 시어터)가 날고 기어도 그들이 심한 기복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상, 이 진리에는 변함이 없다. K.K. 다우닝과 글렌 딥튼의 기타, 스캇 트래비스의 드럼에도 귀가 집중될 수밖에 없지만(베이스는 빠트려서 죄송. 그에게는 근음과 8비트로 상징되는, 튀지 않는, 그러나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단순하고도 궁극적인 멋이 있지 않은가), 보컬은 튜닝이 되는 악기가 아니다. 게다가 핼포드는 이미 5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공연을 준비할 때나 끝나고 후기를 쓸 때나 팬들이 핼포드에게 마음이 끌렸던 건 당연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는 늙었고 이번 내한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성대가, 창법이 늙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설정상 그랬겠지만 의자에 앉아서 부른 노래가 몇곡 있었고, 앞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어딘가에 기대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딜레이나 리버브가 걸린 대목도 적지 않았고. 하지만 그는 자신의 노래에 져서 쓰러지는 보컬리스트가 아니었다. 우선 그는 고음부가 너무 많아 악을 질러대거나 중음에서 흉성+허스키로 목을 상하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으므로, 성대의 보존이 그만큼 쉬웠으리라 판단된다. 그런데 발성이 단순하고 약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보컬계에서는 "제대로 된 중음 하나, 열 고음 안 부럽다"는 속담이 있다. 핼포드가 누구누구보다 음을 못 올려서 중음의 비중이 더 많을까? 또 한편으로, 중음에서 흉성을 쓰지 않는다는 건 심심한 느낌을 상쇄할 본인만의 무기가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발성외적인 이야기지만, 롭 핼포드의 카리스마는 가만히 서 있어도, 이따금 팔만 좌우로 움직여도 관객들을 빡돌아 버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것은 이미 공연 초반부 <Metal God>을 통해 확인되었고, 그는 역시 메탈의 신이었다. 혹자는 냉철하게 따지면서, 그렇게 오래 인기를 누렸으니 별 모션이 없어도 대단해 보이는 거 아니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거다. 1980년대를 관통한 그 에너지는 말할 것도 없고, 35년간 버텨온 그 에너지가 어디에 갔겠는가 말이다. '나도 롭 핼포드만큼 부를 수 있는데'라는 분은 그만큼 개겨 버리면 된다.

자세힌 몰라도 가시밭길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공장지대 노동계급 청년들이었다. 메틀 기타의 본보기라는 두 기타리스트도 걸출한 초식을 자랑하는 테크니션은 아니었다. 또 이 밴드는 고질적으로 드러머 기근을 앓았고, 초창기에는 느릿느릿한 곡들도 꽤 있었다. 그들은 하드록에서 헤비메틀로 넘어가는 시대를 살았다. 롭 핼포드에게는 누구를 따라하고 흉내낼 만한 시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로니 제임스 디오, 데이빗 커버데일, 그레험 보넷 등이 하드록에서 메틀로 자가발전했다면, 롭 핼포드는 그 과도기의 카오스를 1980년대를 장악할 막강권력으로 승화시킨 장본인이다.
(하나 더 기억하자. '정통 메틀' 어쩌구 하는 어휘가 있고, 그것이 주다스 프리스트나 아이언 메이든을 수식하기도 하지만, '메틀'은 태생적으로 록음악 내에서도 이단의 음악이었다. '헤비 메틀'이란 말부터가 경멸어였다.)

"다 늙어서 돈이 궁하니까 왔냐"고 깝죽거리는 네티즌을 한명 보았다. 안 가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메틀 보컬이 다른 장르의 싱어들보다 노화에 큰 지장을 받기는 한다. 그러나 나이먹기라는 게 본디 기브 앤 테이크 아니었던가? 아티스트는 중년, 노년에 슬은 '녹'마저 광휘의 원천으로 쓴다. 그러면서 나이에 걸맞지 않을 수 있는 화장은 벗겨진다. 전성기 노장밴드의 대표선수인 롤링 스톤즈나 에어로스미스는 메틀밴드는 아니었다. 노장 메틀 뮤지션의 새로운 전성을 주다스 프리스트와 롭 핼포드로부터 보지 못하면 어디서 본다는 말인가. 이번 공연은, 안 가본 놈들만 손해봤다. 당신이 어디서 롭 핼포드 수준의 보컬을 직접 들을 수 있다고. (아차차, 주다스 프리스트에 관심 없었거나, 가고 싶었는데 사정상 못 간 사람은 예외.)

추신: 한국 록역사에서 핼포드와 가장 유사했던 보컬리스트는 '백두산' 시절의 유현상이었다. 그리고 유현상 이전에 유현상 없었고, 유현상 이후에 유현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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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주다스 프리스트를 처음 만났다.

인류의 만년 묵은 귀가 그들을 통해
금속성 기타톤과 두성 샤우팅에 익숙해졌다.

<Metal God>, <Breaking the law>, <Painkiller>, <Electric Eye>......

메탈의 황홀경에 빠져, 
1시간 40분이 40분 정도로 느껴졌다.

내 생애 내한공연 중 최고였다. 2002년 오지 오스본을 능가했다.

<Before the dawn>은 '역시나' 셑 리스트에 빠져 있었다.
<Ram it down>이 빠진 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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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O 내한공연

Film Tent & 2nd Stage | 2008. 4. 6. 16:21 | Posted by 김수민

                   
                       

TOTO/ Falling in Between



돔아트홀에서 TOTO 내한공연이 있었다. 서대문 선거유세에 정태인 본부장이 오셨는데 나를 안다고 했다. 그러나 그와 더 이야기할 기회를 포기하고 10만원을 바친 보람을 찾아 어린이대공원으로 갔다. 길을 잘못 들었지만, 나와 같은 처지인 어떤 이를 몰래 뒤따라 뜀박질하여 공연장에 도착했다. 경기장이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내한공연만을 경험했던 내게 돔아트홀은 조금 독특한 곳이었다. 2000석의 객석이 꽉 찼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거의 전원이 일어나(앞에 사람 일어나면 어쩔 수 없지) 스탠딩 공연을 즐겼다.

TOTO는 한국인들에게 황인용의 라디오프로그램의 로고송인 <아프리카>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TOTO를 '팝 그룹'으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친구도 "토토를 롹으로 볼 수는 없지 않냐?"라고 물었다. 어제 공연은 그런 사람들의 인식을 깨트리고도 남을 공연이었다. 근래에 나온 <Falling In Between> 음반도 그렇다. 물론 토토의 헤비 넘버들은 디스토션을 넣더라도 개성이 뚜렷하다. 그들은 '세션 맨 의식'이 강해서 장르주의에 잘 빠지지 않는다.

그들의 유연함이야말로 한국 관객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메틀 사운드를 좋아하는 팬들이 한국과 일본에 많이 남아 있는데, 동아시아 롹팬들은 한편으로 발라드에 대한 선호도 굉장히 깊다. 그리고 화려한 테크닉에 대한 탐닉이 있다. 토토는 그 모든 요소들을 충족시켰다. 2008년 투어의 마지막 공연지를 서울로 선정한 것은 그들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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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다. 메가데스 공연.

사운드 체킹 때 앰프에서 라우드니스의 <crazy night>이 나왔는데
무대 위에 있던 멤버가 갑자기 그 노래의 기타 리프를 따라 쳤다.

내겐 그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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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n to the 무직 | 2007. 10. 19. 17:25 | Posted by 김수민
메가데스 한국 공연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책상 위에는 미리 배달된 표가 누워 있다.
몇번째인지도 잊어버릴 만큼 자주 방문했던 그들,
데이브 머스테인의 손가락 부상으로 해산했을 때는
다시 못볼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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