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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

Free Speech | 2008. 1. 12. 20:33 | Posted by 김수민

어제 평당원 대토론회를 다녀왔다. 세시간동안 25명이 정식발언하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분당에 반대하는 어떤 이는 뒤풀이 자리에서 '간증회'라고 투덜거렸지만, 그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술자리에서나 자주파를 씹어대는 걸로 당활동기간을 소일했다는 걸 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어제는 주로 김종철 씨(서울시장 나갔던)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는 신당은 당원가입사업을 마구잡이로 벌이지 말고, 당원들에게 한달에 한번 모임이나 교육에 참석할 것을 의무로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동감하면서, 기존의 지구당체제를 유지할 필요없다, 지역당원협의회가 주민들을 굳이 당원으로 만들지 않고도, 비정규직 영세업자와 연계하고 민생상담실 및 교육, 문화센터를 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의 이런 이원적 지역사업론에는 공감을 표하는 분위기였다.

평당원 대토론회 마지막에, 지명발언을 했던 조승수 전 의원의 발언에 왠지 눈물이 나왔다. 지금까지의 활동, 한편으로 헛고생이었다고 여겨지는 것이 역사의 저편이라고 넘어가고 진짜 시작이 다가왔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는 점잖고 수줍은 말투로 '개지랄을 떨 것이다'라고 천명했다. 뒤풀에서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2010년도에 한국 국적을 가진 이주노동자를 안산 지역에서 후보로 내는 상상을 한다. 짜릿짜릿하다."

그는 1995년 울산에서 시 의원을 지냈고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차례로 역임한, 당내 최장기 공직자이다. 그러나 그는 늘 당내 패권에서 떨어져 있었고, 당 대표에 도전했을 때에는 마타도어에 직면했다. 그 전에 그의 의원직은 선관위의 결정까지 무시한 사법부의 횡포로 박탈되어 있었다.

오늘 중앙위원회에서 조승수를 조갑제와 한편으로 취급하는 학생당원들의 퍼포먼스가 있었다고 한다. 개새끼들아, 얼른 뒈져버려라 정치적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승수 블로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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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평가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다

Free Speech | 2008. 1. 6. 21:38 | Posted by 김수민
대선 끝난지 20일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대선평가 지대 해봅샤!"하는 애들이 있다. 크게 두 종류인데 하나는 종북 청산 및 신당 창당 반대파들이고, 하나는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 있잖나... 거 왜... 기가 막히게 한박자 느린 사람들...

보면 몰라... 경선 끝나고 사실상 대선도 쫑났다. 그놈들 말하는 선거운동은 앵무새처럼 레파토리 외워고 율동하는 것밖에 없다. 9월부터 3개월동안 대체 뭐했나? 코리아연방공화국 갖고 삽질하질 않나, 어떤 색히들은 비례대표 세팅하러 댕기질 않나...

드디어 나온다는 대선평가가 '의회주의' 때문이란다. 아마 풀어서 쓰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박혀 자기네 일만 하고 운동판을 안 돌봤다는 말씀될 거시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그래서 노회찬, 심상정보다 의정활동 못한 권영길을 추대했냐? 아예 이석행이나 이수호를 밀지 그랬어.

어떤 넘들은 판도상 불리했다고들 지껄이는데... 이건 "졌으니까 졌다"라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왜 판도를 못 바꿨는데? 아니, 권영길 내보내서 참패할 걸 몰랐단 말야? 몰랐으면 짐싸고 알았으면 자진반납해라 시바..

저런 것들하고 대가리 모아봐야 박 터질 일밖에 없다.

제2창당에 종북 문제가 절대적인 건 아니다. 그밖에도 손보거나 박살낼 게 쌨다는 말이다. 종북 문제 갖고 이찔하고 자빠진 이상 딴 건 볼 것도 없다. 땔치우고 총선 뒤에 각자 평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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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욕은 내가 아니라도

Free Speech | 2008. 1. 5. 16:24 | Posted by 김수민
이거 원 술집에만 가면 이명박 욕을 듣는다. 심지어 정동영 찍었다는 게 자랑스러운 정치참여쯤으로 여겨지는 풍경을 목격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이명박은 당선되었는데 권영길이 3% 나오는 게 말이냐 되냐며 친구들에게 읍소한다. 보아하니 당원도 아니고 운동권도 아닌 것 같은데, 고마워 해야 할지 당해도 싸다 해야 할지... 그들 중 여학생이 다수 보이는 것도 의외다. 이번 선거에서 반이명박 성향의 여대생 상당수는 이회창을 찍은 걸로 알고 있는데...

아무튼 보면 이명박 욕은 내가 아니라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해댈 것 같다. 이명박 찍지 않은 유권자 70% 대부분이 비토세력이 아닌가 싶은 예감마저 든다. 반이명박 전선에 서야 하는 부담은 덜었지만 동시에 또다른 부담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주간이 주장한대로 노회찬, 심상정, 임종인 등은 꼭 이번 총선에서 구제되어야 한다. 그 세 인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이 대변하는 정치적 가치와 세력이 부상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머뭇거릴 새가 없다. 제2창당 또는 신당 건설을 2월 안에 완료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구리시 지역위원회 간부들이 집단탈당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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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Free Speech | 2008. 1. 4. 13:36 | Posted by 김수민

계절학기 들으면서 매일 도서관에 간다. 물론 책읽고 대출하러 가는 거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중앙도서관에는 엄청난 비밀이 하나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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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가서 그러면 안 되지 말입니다

Free Speech | 2008. 1. 3. 15:25 | Posted by 김수민

복학하고 활동을 재개한지 얼마 안 지나 대학원생들을 세미나를 통해 만났다. 옹기종기 앉아서 어떤 기획안을 두고 토론할 일이 있었는데 가히 솜씨가 놀라웠다. 도나츠를 풀어 꽈배기로 만들어버린달까? 설명을 하면 할수록 이해가 안 됐다.

그게 가만 보니 그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더구만. 사회과학 계열 전공하는 이들이 특히 심했다. 인문계 쪽 대학원생들의 문제는 조금 다른 쪽으로,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는 거다. 이를테면 오전에 포스트 모던 주장하고 오후에 민족주의 외치는 식으로.

내가 좀 요구하려는 건 뭘 공부하건 어떤 주의주장을 펼치건 간에 "공부한 걸 사람들 앞에서 써먹겠다"는 투의 행동거지부터 좀 걷어치우라는 거다. 써먹으려면 좀 지면이나 상대에 맞게 제대로 썰을 풀던가. 논문투로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이종석이나 최장집 같은 이들 논문 보면, 전통적인 골격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깔끔하게 쓴다. 관념어, 개념어의 남발이 독자를 거슬리게 하는 게 아니라 그걸 편성하는 솜씨가 서툴러 글이 너무 지저분해진다는 거다. 관념어, 개념어를 모르는 사람이 그 부분을 건너 뛰고 읽어도 글의 취지가 파악이 되어야 정상이다.

오늘 <레디앙>에 올라온 어느 박사과정생의 글은 최악이었다. 더구나 분석의 대상이 실재 세력하고는 판이하기 때문에 이건 논문으로도 못 써먹는다. 나는 다른 어휘와 개념을 적용할 수 있거나 나아가 그쪽이 더 적확함에도, 뻑하면 '탈영토화'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을 의심하고 지켜보는 편인데, 그 글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 단어가 나온다.

저런 글 볼 때마다 대학원 가기가 두려워진다. 한국현대사 떼려치우고, 차라리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소재로 문화인류학 논문이나 한번 써볼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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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해도 좋다

Free Speech | 2007. 12. 29. 14:28 | Posted by 김수민
어제 매우 중대한 모임을 다녀왔다. 비슷한 시간대 바로 근처의 장소에서 또 하나의 모임이 열렸고 술자리에서 모두 통합을 이루었다.

내가 우려했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보다 더 고생한 그들은 도전을 회피하기는커녕 얼어죽더라도 결단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제 두 사람만 설득하면 된다. 그러나 설득이 안 되어도 고고씽한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굳은 의지였다.

기대해도 좋다. 이제부터 게임은 시작이다. 2년 반동안의 소모전이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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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구시합에 대한 기억

Free Speech | 2007. 12. 23. 20:27 | Posted by 김수민
내가 6학년 때 몸담고 있던 배구부는 학교에 체육관이 없어서 경쟁 학교로 가서 그쪽 배구부와 연습을 함께 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두번은 연습게임을 했는데, 실력이 엇비슷함에도 도저히 이기지를 못하는 것이다. 근소한 차이로 세트를 번번히 내주는가 하면, 호쾌하게 첫 세트를 따내도 그 다음 세트에서는 연이어 지는 바람에 판판히 깨지고 마는 것이다.

하루는 코치 선생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게임이 시작됐다. 첫 세트에서 15대 7정도로 승리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세트에서는 15대 2인가 1로 이겼다. 서브 에이스도 많고 서브 범실도 많던 나는 여덟 번 연속으로 서브를 넣었다. 리시브가 쉽지 않자 당황한 상대편은 네트 밑으로 스파이크하는 등 허둥지둥하면서 매우 힘없이 경기를 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상대 팀 코치가 두 팀 선수들을 모두 분식집으로 내려가던 찰나에 우리 코치가 나타났다. 그는 경기 결과를 물어보더니 아무 말 없이 추가연습에 돌입했다. 연습이 끝나고 그는 우리에게 "코치 없이 경기하니까 기분이 어떻냐"고 물어봤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는 일부러 체육관에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잠깐씩 경기를 몰래 지켜봤다고 했다.

그때가 봄이었는데, 겨울방학 내내 우리 팀은 모 공고 체육관에서 연습을 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오후 2시부터 오후 대여섯시까지 연습을 했다. 토요일에는 오전에만 체력훈련을 하고, 일요일에는 쉬었다. 엄청난 고난도의 연습으로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키는 큰데 점프력은 낮다고 스스로 치부하고 있었던 나는 크게 달라졌고, 도내에서 블로킹 득점이 가능한 얼마 안 되는 공격수가 되었다.

그러나 팀 선수 가운데 동계훈련에 개근한 이는 한명밖에 없었다. 나도 하루를 빠졌고, 일주일씩 빠지는 아이도 있었다. 훈련이 고되기도 했지만 특히 체벌이 만만치 않았다. 훈련을 마치고 집에오면 TV를 좀 보다가 밥을 먹고 두시간쯤은 공부를 했는데 의자에 앉는 것이 힘들었던 적도 숱하다. 아무리 깡으로 견뎌도 눈물이 쏙나오고 어쩔 때는 발을 동동구를 만큼 엉덩이를 험하게 맞았다. 부담은 연습경기에서도 이어졌고 겁먹고 주눅들어 제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았다. 코치는 '사내자식들이 베짱이 없다'고 나무라곤 했다.  

코치 선생님은 좋은 분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열세살쯤 많은,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를 갓 졸업한 분이었고, 보디빌더이기도 했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평소에도 선수들과 농담따먹기하는 걸 즐겼다. 그분이 부임한 뒤 동계훈련을 거쳐 처음 있었던 경기에서, 비록 끝내 패했긴 했지만, 선수들의 공격과 수비가 탁월할 때마다 온몸으로 반응하는 그를 보면서, 그가 우리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를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빠진 채 치러진 연습경기에서 우리가 완승했다는 걸 듣고서도, 기분이 좋지 않은 듯하였다. 어린 선수들은 다들 눈치챘을 것이다. '왜 코치가 없는데 이겼을까. 그가 지켜보고 있을 때는 왜 졌을까.'

하지만 경북 최강이 되려던 우리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5학년에게 팀을 인계한 이튿날 선생님은 학부모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선수들의 집을 돌아다녔다(마지막에 들른 주장네 집에서 내가 밥을 다섯그릇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가 처음 코치로 발령나서 훈련에 돌입한 게 12월 초였고, 6학년 팀이 해산한 것이 3월 말이었다. 그에게나 우리에게나 시간은 너무 짧았다. 사실 그 코치는 대구에서 지도한 자신의 팀에게 지역 우승컵을 안겼던 유능한 코치였다. 그는 원래 받던 것보다 20만원 가량은 적을 법한 50만원의 박봉을 받고 우리 팀을 맡았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바 없던 우리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악전고투하면서 자주 몽둥이를 들게 되었던 것이다.

중학교 3학년 올라가기 전에 그를 뵈러 체육관을 찾았었다.그곳은 바로 우리가 연습했던 다른 학교 체육관이었고, 그는 그 팀의 코치가 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왠지 예전의 우리보다 어려보였고 키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당당한 경북 최강팀이었다. 체육관 안에 몽둥이가 보이지 않았다. 탈의실에서 만난 코치 선생님은 매를 들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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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시대 개막

Free Speech | 2007. 12. 19. 23:01 | Posted by 김수민
방금 대통령당선자가 발표되었다. 동생이 문자로 "평정심을 찾았냐"고 물어본다. 오래됐다. 난 자주파가 노회찬을 죽이는 것이 민주노동당내에서 먹히는 것을 보고 모든 마음을 비웠다.

당선을 축하하는 배경음악이 어째 이명박을 위한 것 같지가 않다. 나는 마음이 약간 들떠있다. 지난 2년처럼 정당활동을 하지는 않겠지만, 이명박 정권기 5년동안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개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미친 바람과 싸울 것이다. 반사이득은 노무현잔당들이 가져갈 테니 진보정치세력은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이제부터 싸움은 시작되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국민학교에 입학했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던 해에는 김대중이 대통령에 취임했다. 군대에 가면서 노무현 정권의 태동을 지켜보았다. 연령대에 따른 정권 체감을 고려하면, 다음 이명박 정권이 가장 지독한 정권인 셈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명확하다. 정동영이 당선되었다면 더 화가 났을 것이다. 날로 먹는 짓은 "돋보잡(돋보이는 잡쓰레기"의 승리보다 더 추악하다. 나는 싸운다. 또 싸운다. 이명박의 지속불가능한 발전에 맞서 지속가능한 싸움에 나선다, 반드시.

노태우=0.9 x 0.36 > 이명박=0.63 x 0.487
이명박 전체유권자 대비 지지율 30.6퍼센트쯤이다. 내 예측이 맞았다. 이 정도라면 5년동안 싸우기 아주 힘들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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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Speech | 2007. 10. 29. 16:09 | Posted by 김수민
'코리아연방공화국'과 '백만 민중대회'라는 어줍잖은 슬로건으로 선거를 뚫으려는 계획이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 어쩌면 권영길쪽과 자주파가 당내 경선용으로 택한 구호였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연기처럼 사라지는 게 자연스러운 운명일지도 모른다. 결국 민주노동당은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을 주요 슬로건으로 밀게 됐다. 선대위 회의에서는 '서민이 행복한 나라'와 보조를 맞출지 여부를 두고 논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노회찬, 심상정, 이선근은 찬성했다. 반대측에는 김창현, 이해삼, 홍성규가 섰고, 그들의 뜻대로 되었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지역에서 일하는 실무자, 상근자들도 중앙의 홍보지침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퍽이나 난감한 실정이다. '평당원'의 사정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현재 권영길 후보는 3% 이하의 지지율을 올리고 있고, 당원들은 선거를 50여일 앞두고 나자빠져 있다.

그냥 저인망으로 뚫자. 술이나 커피 한잔 마시자고 약속잡아도 어색하지 않을 지인들의 명단을 만들고 그들의 투표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첫번째다. 그들 중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민주노동당을 찍은 사람들은 이번에 모두 권후보를 찍게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반을 권후보를 찍게 한다. 경마장식 대선 중계를 지양하고, 이번 대선은 어차피 망가지는 판이니 소신껏 투표하라고, 정체성을 투표로 표현하라고 권유해야 한다. 문국현이 걸림돌이 될 텐데, 그때는 한미FTA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사안이 너무 거대하다 싶으면 ISD로 초점을 좁혀라.
(간단한 학습과 논리 마련을 하고 싶다면 참조:http://club.cyworld.com/club/main/club_main.asp?club_id=52091153)

싹이 보이는 지인에게는 고세훈의 <복지 한국 미래는 있는가?>와 같은 책을 선물해 주면서, 복지에 대한 오해들이 하나같이 터무니 없으며 한국에서는 민주노동당만이 유일하게 복지를 추구하고 있음을 설파해라. 문국현의 경우 조세 문제에서는 세금을 올리지 않는다거나 그걸 굳이 왜 올려야 한다거나,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거나 하는 포퓰리즘적 함정에 빠져, 민주노동당과의 차별이 한결 또렷해졌다. 유류세 깎으면 세수가 부족하고 소득세, 재산세, 법인세를 올리지 않는 한 다른 간접세를 올려 서민들이 조삼모사에 당하게 된다. 차를 끌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그들은 따로 구별해 환급하면 그만이지. 그래도 기름값 너무 비싸다고? 정유사 문제부터 파는 게 나을 거시다. 뭐 이렇게 대화를 끌고 나가면서 저인망으로 뚫어라. 지도부가 멍청하면 평당원이 정신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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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할 때 깨달은 지갑 분실

Free Speech | 2007. 10. 21. 23:06 | Posted by 김수민
아침에 모처럼 일찍 일어나 쪽글 과제 하나를 해결하고, 신촌에서 조조할인으로 <바르게 살자>를 봤다. 영화관을 나와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영풍문고 문래점엘 들어갔다. 규모가 작았고, 도서검색대도 없었다. 지나던 직원이 서점 안에서는 백의 지퍼를 닫으란다. 오늘 옆으로 맨 가방은 새로 산 것인데 손에 익지 않는다. 책을 뒤로 하고 푸드 코너에서 식사나 때운 뒤 지하철 타고 고속터미널역으로 갔다. 지갑 안에는 10만원짜리 상품권 한장이 잠들어 있었다. 모 문고 종로점으로 갈까 하다 오늘은 원을 그리며 신촌으로 복귀하리라고 계획했다. 센트럴시티에 들어서며 죽 도열된 간판들을 보며 왜 내 상품권이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아웃백에서도 모 문고에서도 통용되는지 알았다.

서점에서 책을 한권 고를 때마다 나는 머릿속에서 덧셈을 계속했다. 값을 잊으면 다시 계산하고, 한권 더 뽑으면 또 처음부터 계산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책을 골랐고 아마 9만 2천원쯤까지 올랐던 듯하다. 나는 자신만만하게 카운터에 섰다.

지갑이 없다... 가방을 아무리 뒤져봐도 없다. 지갑이라고 여겼던 것을 꺼내어 보니 어머니가 미리 넣어둔 포스트잇이었다. 직원은 이미 계산을 마쳤고 나는 지갑을 찾겠다며 부랴부랴 매장 안을 뒤졌다. 내 동선을 되짚는 일은 너무 힘들었다. 인문학, 사회과학, 만화, 음악, 소설, 베스트셀러, DVD, 잡지 코너들을 네번이나 훑었다. 어떡하다 빠트리게 된 걸까. 책들과 함께 손에 쥐고 다니다 흘린 걸까. 주머니나 가방에 넣을 때 떨어졌나. 아니면 소매치기 당했나.  

지갑에는 현찰이 하나도 없었고, 신용카드 하나와 현금카드 겸용 학생증 하나 그리고 다량의 명함들이 있었을 뿐이다. 카드는 모두 신고했고, 분실도 매장의 대표전화를 통해 알렸다. 그러나 쓴 허탈함을 개워낼 길이 없다. 10만원의 호사를 공짜로 누리려다가 막판에 지갑이 통째로 날아간 내 손에서, 고종석과 장하준의 신간을 비롯한 책들이 모조리 빠져 나갔다. 지금쯤 가판대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까. 아니면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갔을까.

김경준이 돌아온다던데 내 지갑도 돌아왔으면 좋겠다. 김경준이 뭘 갖고 돌아올지는 알 바 아니고, 이명박이 오늘의 내 신세가 되는 것도 자기 업인데, 상품권은 좀 돌아왔으면 좋겠다.
 



오늘 새벽에 의자에 걸린 옷이 사람으로 보여서
"너 누구야?" 소리친 다음 발로 탁 걷어찼는데
 귀신이 지갑을 가져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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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되어봐야 소용 없다

Free Speech | 2007. 10. 19. 17:47 | Posted by 김수민

이명박 이대로 대통령되면 재기불능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모든 걸 접고 고향으로 내려가도록... 빤스 줄여놨다 얘들아.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그냥 불만이 많아서 "함 바까볼까"하는 소박한 사람, 두번째는 최근 몇년동안 기득권에 타격을 입거나 혹은 노무현이 자기 말 다 들어줘도 눈꼴시리는 사람들이다. 첫번째는 이번 선거 기권하고, 두번째는 꿈깨라. 이명박 당선되어봐야 소용 없다. 구린내나도 모른체하는 국민들은 추락할 때도 외면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볼까? 이명박 비리가 대통령 당선 직후에 터져 나와서 총선 전에 탄핵이 이뤄지면? 그때도 4년 전처럼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올까? 나오긴 나올 거다. 아마 2004년 인파의 1/50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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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백기를 꽂다

Free Speech | 2007. 10. 6. 16:55 | Posted by 김수민

2005년 7월부터 2007년 9월에 걸친 실험이 막을 내렸다. 그것은 어느 진보정당을 혁신하고 집권의 길에 올려놓는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내가 한때 지지했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응징을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계획은 실패했고, 숱한 오류로 일그러진 노무현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하여 도리어 마지막 활로를 찾고 있다.

2년의 세월동안 나는 많은 것을 잃었다. 모종의 창작활동(무슨 분야, 어떤 장르인지는 밝히지 않겠다)에 제동이 걸렸고, 앞으로 꺼내들 잠재력까지 바닥이 났다. 따로 술자리가 없어도 이틀에 담배 세갑을 소비하며, 가만히 돌아보면 집에서 혼자 자주 맥주를 들이킨다. 7년 전 또는 입대 직후의 체형으로 돌아가려 애쓰지만 여의치 않다. 연극과 공연을 체크할 적에는 지난번의 예매시점을 되짚으며 문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게 된다. 그나마 내키는대로 들락거리던 영화관도 요즘엔 발걸음이 좀 뜸하다. 한편, 음반을 사는 주기는 불규칙해졌다. 처절한 어학실력은 그대로이다. 공부하는 만큼 무식함을 깨닫고, 모색하면 할수록 전망은 어두워진다.

2007년 가을의 엎드림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다. 다만 이기고 홀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패하고 엎드리는 것이며, 이 엎드림은 '드림'(dream)을 '엎'는 것이라는 시시한 말장난으로도 풀어쓸 수 있다. 내 인생에도 승리와 성취의 순간이야 몇번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은 이후의 불행과 화를 잉태하고는 했다. 어쩌면 나는 패하는 일이 더 익숙하고 또 다행인지도 모른다. 나도 에밀 시오랑Emile Cioran 같이 "언제라도 자살할 수 있다는 최후의 희망을 원기소로 삼"(고종석)*고 있는지도 모른다.

근 4년간 쓰던 미니홈피의 무게를 이곳 블로그로 한껏 옮겨 실을 요량으로, 이곳에 백기를 꽂는다. 깃발의 색이 흰 것은 순수나 청결 따위를 지향하기 때문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때가 잘 타는 색을 부러 고른 탓이다. (이재현의 표현을 빌려) 나는 대자본과 기업편의와 단일시장의 폭주를 반대하는 '좌빠'를 자처하며, 소란스럽고 지저분한 세상을 지향하는 '자빠'이다.** 오늘 꽂은 이 항복의 백기가 흑기로 변할 때까지 나는 버티고 싸우고 즐길 것이다. 그때란 바로 지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기를 흔들며 우드스탁의 신호탄을 쏜다. 피식~



* [오늘속으로<1077>(4월8일)] 시오랑http://news.hankooki.com/lpage/life/200404/h2004040716250425340.htm

** <나, 이재현은 ‘좌빠+자빠’다>
http://www.hani.co.kr/arti/BOOK/91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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