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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껍

Free Speech | 2009. 7. 15. 17:58 | Posted by 김수민
소리나 촉감이 아닌, 냄새 때문에 잠에서 깬 적이 있는가? 당연히 다들 있을 것이다. 아마도 상당수는 맛있는 아침 냄새가 아니었을까? 오늘 나는 코에 의해 깨어나 눈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글쎄 방안이 온통 연기로 자욱하지 뭔가. 불이 났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는 시껍하고 작은 집안을 돌아다녔다. 원인이 될 만한 건 담뱃불이 유일한데, 그것은 화장실에서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나는 베란다에서 전말을 깨달았다. 아랫집의 연기가 열린 창문을 통해 내 방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아랫집에 사는 원룸 주인 아줌마는 바깥 수돗가에서 생선을 태워먹은 프라이팬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화제가 아님을 확인했음에도 안심할 수가 없었다. 연기는 끊이지 않아서 나는 베란다 창문을 닫았고, 방안에 들어온 연기는 반대편 화장실쪽 창문으로 나가길 거부하며 방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아랫집에서 연기가 그치길 기다렸다가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연기가 완전히 빠지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냄새를 참으려 담배를 피우면서도 헛구역질을 했다. 나는 생선비린내에 매우 취약한 사람이다. 못다한 잠을 청한 뒤, 꿈 속의 나는 넓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연기가 나서 끄느라 고생을 했다. 아직도 방에는 비린내가 감돈다. 황사 등 자연현상에서부터 신자유주의 금융위기 같은 인재까지... 이 나라에도 연기가 자욱하고 비린내가 진동한다. 윗집 아랫집 가릴 처지가 못 된다. 특히 연기는 위로 뜨기 마련이라는 걸 '윗것'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행진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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