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한 시민단체에서 일을 했다. 상근자는 아니었지만 컴퓨터 앞에서 매일 오전을 꼬박 바쳐 일했다. 그는 타자를 시끄럽게 치고 백스페이스키도 엄청나게 많이 누르는 덕분에 민폐도 좀 끼쳤다. 급여는 70만원 가량이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 일은 그 단체의 핵심근무였고, 내가 옆에서 지켜본 바 그것은 사무실에서 공동작업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었다. 상근자들은 왜 이 일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초과노동이었다. 툭하면 그에게 오전 오후를 가리지 않고 전화가 걸려왔다. 무슨 논평을 써달라, 논평을 썼는데 교정을 봐달라,는 청탁이었다. 나는 그에게 다시 물었다. 간사들은 무얼하고 있느냐고.
요즘 '사회적 경제'가 곧잘 회자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라면 '시장 이하'의 공간이 하나 더 생길 뿐이다. 기업을 그따위로 운영했으면 벌써 탈이 났을 것이다. 만만한 사람 하나 잡히면 부려먹는 건 이 바닥의 습성인가. 부려먹기에 근태까지. (예전 책자를 하나 썼다가 고료 백만원을 떼어먹힌 기억이 되살아났다. 시간이 지나서야 털어놓는데, '조아세'라는 단체였다.)나는 근무평점을 매기기로 작심했다. 그 단체를 탈퇴했다. 만원의 응징이다. 이 만원을 보내줄 새로운 단체도 정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어디까지 탈퇴를 해야 할런지. 내 자신이 징글맞고, 사람들이 너무 징그럽다. 해결의 편을 자임한 문제의 편들. 너희 안에 이건희 있어.
요즘 '사회적 경제'가 곧잘 회자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라면 '시장 이하'의 공간이 하나 더 생길 뿐이다. 기업을 그따위로 운영했으면 벌써 탈이 났을 것이다. 만만한 사람 하나 잡히면 부려먹는 건 이 바닥의 습성인가. 부려먹기에 근태까지. (예전 책자를 하나 썼다가 고료 백만원을 떼어먹힌 기억이 되살아났다. 시간이 지나서야 털어놓는데, '조아세'라는 단체였다.)나는 근무평점을 매기기로 작심했다. 그 단체를 탈퇴했다. 만원의 응징이다. 이 만원을 보내줄 새로운 단체도 정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어디까지 탈퇴를 해야 할런지. 내 자신이 징글맞고, 사람들이 너무 징그럽다. 해결의 편을 자임한 문제의 편들. 너희 안에 이건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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