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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폴라니와 그 어설픈 반대자들

Forum | 2009. 8. 5. 10:39 | Posted by 김수민
"자유시장은 계획에 의한 것이지만 계획은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이 말이
"시장을 철폐하자" "자본주의를 반대한다" 따위의 구호보다
훨씬 좌파적이라고 생각한다.

알튀세르주의자들이 폴라니에 경기를 하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냥 한번 시비나 걸어보잔답시고 나서는 이들도 있나 보다.
이택광 씨라는 사람도 한번 그랬던 것 같다.

알튀세르는 제대로 자본론을 읽지도 않고 잘난체하느라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던데
(알튀세르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이론적 측면을 떠나서.)
나오자마자 비판적 지식인이란답시고 두들겨나보자는 이들, 고생이 참 많다.
알튀세르주의자든 그냥 한번 까보자는 인간이든 도리어 자신의 문제를 폭로하고 있는 것이 있다. 

홍성태 교수는 얼마 전 낙원음악영화축제 토론회에서 
건축적 폐해 때문에 낙원상가가 철거되어야 한다고 보지만
철거할 때의 태도가 지을 때의 태도와 같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계획경제에 대해서도 이런 견해가 성립될 수 있다.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 있다.
교조적 마르스크주의는 시장의 전제를 계획지상주의로 대체하고자 하고
신자유주의는 시장'들'을 압도하고 사회원리를 뒤덮는 단일시장원리를 추구한다.
폴라니의 사상은, 바로 그에 대한 안티 테제다. 
이건 양비론도 아니고 절충주의도 아니다. 획일성과 전체주의적 사유에 맞선 거대한 대결이다.

계획 대 시장의 구도 자체가 허구라는 얘기다.
그걸 뒤엎지 않고, 자본주의에 반대해야 좌파이고
시장경제를 부정하지 않는 폴라니는 별로 좌파적이라고 지껄이는 건 무의미하다.
(또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완벽히 동일시하는 제 시각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다.)

알튀세르주의자들이야 내 개인적으로는 내놓은 인간들이라고 쳐도,
나머지 폴라니 비판자들은, 우습지도 않다.
무슨 장기판 좌파 어쩌고 하는 표현까지 나왔던데, 자신한테 어울리는 옷을
남한테 입히려고 노력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이따위 꼬라지를 보고도, 홍기빈씨는 가만히 있었나?


3년전에 썼던 어설픈 글: 민주주의로 시장을 갈아치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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