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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우리편이다? 3

史의 찬미 | 2009. 3. 10. 22:17 | Posted by 김수민
<미인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 정사 장면이 아니라(<색/계>에 비견하기에는 무리였다. 오히려 창기들이 관객들 앞에서 청나라 체위를 선보이는 씬이 더 재미있었다. 다만 김민선이 첫 섹스하는 여자의 수줍은 감격에 어울리는 연기와 표정을 가졌음은 분명하다),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설득력 있고 현실적으로 개혁군주(정조)를 묘사했다는 점이다. <신기전>에서 백성(정재영)과 세종(안성기)의 육두문자가 포개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쟁에 앓는 골머리를 그림으로 달래고 국가적 화가를 양성하는 왕은, 민란의 소식에 역정을 내고 마침내는 신윤복을 탄압하는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다. 중반부 신윤복의 그림이 드러나 왕이 역정을 냈을 때 김홍도는 타락한 양반들을 풍자하였다고 변명하며 제자를 감싸지만, 신윤복은 그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충실했을 뿐이다. 신윤복은 노론벽파도 민란의 가담자도 김홍도도 아니다. 영화 속 그는 남장 여자의 억압과 당대 화가들간의 경쟁을 정치가 아닌 그림으로 돌파하려고 하고, 왕은 견디지 못하여 그를 심판하고 내쫓는다. 조선조 왕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왕은 우리 편이 아니다. 왕은 자유의 대척점에 있다. 기득권 신료들과 밀서를 주고받든 암투를 벌이든 그는 우리 자유민들과 같은편을 먹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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