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20세기 소년>은 유년 시절 내뱉은 주인공의 말이, 다른 친구에 의해서 현실로 다가온다는 줄거리다.
그리고 여기, '21세기 청년'들이 있다. 발설한 적이 없는 1년 전 나의 상상과 관측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다.
1. A가 판을 벌린다. 그는 부담이 없다. A는 애초에 법규에 가로 막힌다.
2. 논란이 일고 싸움이 붙는다. 카드를 꺼내 보라는 턱짓까지 나온다.
3. A가 B를 불러낸다.
나는 누가 A이고 B인지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속내 따위는 모른다. 지금도 관심없다.
그들이 1년동안 치밀히 계획을 짰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들의 됨됨이가 어떠한 맥락과 조건에 처해졌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짐작했고, 그 다음
나는 가볍게 그들을 읽어냈을 뿐이다.
본심이 아니다. 움직임이다.
어느날 나는 일어나 있었지.
21세기 청년들께서는 앉아 계셨고.
그때 그들의 뇌리에 스친 것이 무엇이든
나는 그 눈빛을 힌트로 사용했어.
아주 쓸모 있더군.
걱정하지마 나는
찬반을 밝히지 않을 테니까 나는
객석 꼭대기에서 구경할 거야.
21세기 청년들은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하지만
너무 적당히 이롭거나 해로워서
나를 간지럽힐 수도 없으니까 말이지.
물론 나를 건드리지는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청년들도 아직은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2008년 봄 한국이 아니면
벌어질 수가 없는 연극이다.
나로서는 고별 관람이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