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전철에서 여중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붙들려 꽁꽁 묶인다.
피해자의 편을 자임하며 무죄추정을 거스르는 자들과
근엄한 얼굴의 법제의 틈으로 스며든 인간의 태만과 편견,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이어진 졸렬한 끈에 의해서.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주인공의 주장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경찰과 검찰과 판사의 태도에 분개하게 된다.
그러나, 물론 작자는 주인공이 진실하다는 전제를 깔았겠지만,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정말이지 '근본적'으로 말해서,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이 어디에 있든 주인공이 받은 처사는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숱하게 힘의 논리나 감정의 흐름이
진실을 단정짓는 사례들을 목격한다.
이 영화는 그런 태도가 제도와 법에 의해 더욱 공고화되는 현실을,
2시간 20여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고도의 추리과정은 없지만 치밀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펼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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