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돌아오지 않는 해병>
감독인 이만희 선생은 빨치산을 '인간적으로' 다뤘다가 곤욕을 겪기도 했었지만, 이건 전형적인 반공영화. 이만희는 영화배우 이혜영의 아버지이기도 하니, 영화배우 이혜영은커녕 '코코'의 이혜영도 겨우 알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사람이리라.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음악상을 수상한 고 전정근 선생이 OST를 맡았다. 최무룡, 독고성 같은 당대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하나, 가장 돋보이는 건 구봉서이다. 1963년작인 이 영화 하나를 놓고 말하는 것이 부실하기는 하나, 그 당시의 구봉서는 얼핏 지금으로 치면 송강호 같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9&no=168
<드럼비트>
꼬이고 꼬이다 파탄이 나는 줄거리를 가진 영화. 그러나 입체적 구성에 기울인 노력이 너무 과다했는지 산만하고 지루한 중반부 진행을 보인다. 또다른 감독이 만들어 OST로 깐 드럼 사운드가 더 돋보인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4&no=148
8월 19일
<모로코 힙합 페스티벌>
이런 류의 영화는 앞으로도 쭉 나올 것이다. 회교 국가에서 뮤지션들이 겪는 난항을 다루었다. 모로코의 힙합 뮤지션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는 가운데서도 자국의 전통음악을 접목시키는 등의 가상한 노력을 기울인다. 사회의 천시는 물론 심지어 힙합팬으로부터도 야유를 받는 소녀 래퍼도 주목할 만하다.
모로코는 회교국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알 카에다의 테러를 당한 나라다. 래퍼들은 테러범들에게 "내 조국에서 손떼!"라고 노래한다. 그런 반면, 미국 대사관이나 코카콜라는 이들의 페스티벌을 지원하는 원군이다. 한국의 반미지상주의자들이 깊이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을 반대하는 편보다는 미국을 더 미워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6&no=174
<위대한 사운드의 세계>
미국에 창궐하고 있는 신인발굴작업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있다. GWS(위대한 사운드의 세계)는 크지는 않은 음반업체로, 오디션에 참가한 아마추어 뮤지션들을 꾀어 음반작업에 끌어들이면서 그들에게 작업비용의 30퍼센트를 뜯어내는 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영화는 드라마이면서도, 실제 오디션 장면을 당사자의 허락 하에 영화에 삽입해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일부에 포함하고 있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4&no=152
폐막작 <비지터>
이번에 관람한 작품 가운데 가장 감동적이다. 거의 비워놓다시피한 뉴욕의 아파트에 돌아온 경제학 교수가 어쩌다 그집으로 흘러든 불법체류자 커플과 마주치면서 교감이 시작된다. 남이 쓴 논문에 얹혀서 발표자 노릇을 하고 늘그막에 그나마 배우던 피아노마저 포기한 월터 교수 역할은 리처드 젠킨스가 맡았다. 감독은 매카시즘 비판 영화인 <굿 나잇 앤 굿 럭>에 출연했던 톰 매카시(아이러니한 이름이다. 옛날 민주당내에서도 진보파로 꼽혔던 유진 매카시라는 또다른 매카시가 있기는 했으나).
첫 대면의 격함과 쑥스러움으로부터 등장인물이 빠져 나오는 건 '북' 덕분이다. 이들은 함께 북을 치고, 청년이 검문검색에 걸린 후로도 교수는 북을 연마한다. 면회 장면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스토로크와 청년이 시리아로 강제추방된 뒤 정적이지만 깊은 분노에 찬 교수가 지하철에서 북을 두드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것은 9.11 이후 미국의 이민자정책을 향한 정면 공격이기도 하다.
미국의 어떤 역사나 현실을 비판하는 영화들이 다른 한편으로 애국주의를 더 선동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가 그랬었고, 마이클 무어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는 수용소 벽에 붙은 자유의 여신상과 쌍둥이빌딩 그림, 공항에 붙어 있는 성조기 등으로 미국의 오늘을 야유하면서, 구차하게 '우리가 비판하는 건 가짜 애국이고, 우리는 진짜 애국이다'라고 강변하지 않는다.
폐막식에 참석한 한나라당 소속의 제천시장과 국회의원은 이 영화를 다 보고 집에 갔을까. 봤다면 어땠을까. "미국이 얼마나 좋으면 고향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저렇게 떼를 썼을까"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물론 초등학생도 영화를 제대로 봤다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우익 공화당원들은 verse를 통째로 빼먹고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미국에서 태어나>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꼬라지를 연출하기도 했는데, 한나라당은 그보다 더 멍청하잖아.
2007년 발표된 영화인데 향후 한국에서 상영일정이 잡혀있는지 모르겠다. 관람을 권한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5&no=172
<돌아오지 않는 해병>
감독인 이만희 선생은 빨치산을 '인간적으로' 다뤘다가 곤욕을 겪기도 했었지만, 이건 전형적인 반공영화. 이만희는 영화배우 이혜영의 아버지이기도 하니, 영화배우 이혜영은커녕 '코코'의 이혜영도 겨우 알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사람이리라.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음악상을 수상한 고 전정근 선생이 OST를 맡았다. 최무룡, 독고성 같은 당대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하나, 가장 돋보이는 건 구봉서이다. 1963년작인 이 영화 하나를 놓고 말하는 것이 부실하기는 하나, 그 당시의 구봉서는 얼핏 지금으로 치면 송강호 같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9&no=168
<드럼비트>
꼬이고 꼬이다 파탄이 나는 줄거리를 가진 영화. 그러나 입체적 구성에 기울인 노력이 너무 과다했는지 산만하고 지루한 중반부 진행을 보인다. 또다른 감독이 만들어 OST로 깐 드럼 사운드가 더 돋보인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4&no=148
8월 19일
<모로코 힙합 페스티벌>
이런 류의 영화는 앞으로도 쭉 나올 것이다. 회교 국가에서 뮤지션들이 겪는 난항을 다루었다. 모로코의 힙합 뮤지션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는 가운데서도 자국의 전통음악을 접목시키는 등의 가상한 노력을 기울인다. 사회의 천시는 물론 심지어 힙합팬으로부터도 야유를 받는 소녀 래퍼도 주목할 만하다.
모로코는 회교국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알 카에다의 테러를 당한 나라다. 래퍼들은 테러범들에게 "내 조국에서 손떼!"라고 노래한다. 그런 반면, 미국 대사관이나 코카콜라는 이들의 페스티벌을 지원하는 원군이다. 한국의 반미지상주의자들이 깊이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을 반대하는 편보다는 미국을 더 미워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6&no=174
<위대한 사운드의 세계>
미국에 창궐하고 있는 신인발굴작업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있다. GWS(위대한 사운드의 세계)는 크지는 않은 음반업체로, 오디션에 참가한 아마추어 뮤지션들을 꾀어 음반작업에 끌어들이면서 그들에게 작업비용의 30퍼센트를 뜯어내는 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영화는 드라마이면서도, 실제 오디션 장면을 당사자의 허락 하에 영화에 삽입해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일부에 포함하고 있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4&no=152
폐막작 <비지터>
이번에 관람한 작품 가운데 가장 감동적이다. 거의 비워놓다시피한 뉴욕의 아파트에 돌아온 경제학 교수가 어쩌다 그집으로 흘러든 불법체류자 커플과 마주치면서 교감이 시작된다. 남이 쓴 논문에 얹혀서 발표자 노릇을 하고 늘그막에 그나마 배우던 피아노마저 포기한 월터 교수 역할은 리처드 젠킨스가 맡았다. 감독은 매카시즘 비판 영화인 <굿 나잇 앤 굿 럭>에 출연했던 톰 매카시(아이러니한 이름이다. 옛날 민주당내에서도 진보파로 꼽혔던 유진 매카시라는 또다른 매카시가 있기는 했으나).
첫 대면의 격함과 쑥스러움으로부터 등장인물이 빠져 나오는 건 '북' 덕분이다. 이들은 함께 북을 치고, 청년이 검문검색에 걸린 후로도 교수는 북을 연마한다. 면회 장면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스토로크와 청년이 시리아로 강제추방된 뒤 정적이지만 깊은 분노에 찬 교수가 지하철에서 북을 두드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것은 9.11 이후 미국의 이민자정책을 향한 정면 공격이기도 하다.
미국의 어떤 역사나 현실을 비판하는 영화들이 다른 한편으로 애국주의를 더 선동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가 그랬었고, 마이클 무어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는 수용소 벽에 붙은 자유의 여신상과 쌍둥이빌딩 그림, 공항에 붙어 있는 성조기 등으로 미국의 오늘을 야유하면서, 구차하게 '우리가 비판하는 건 가짜 애국이고, 우리는 진짜 애국이다'라고 강변하지 않는다.
폐막식에 참석한 한나라당 소속의 제천시장과 국회의원은 이 영화를 다 보고 집에 갔을까. 봤다면 어땠을까. "미국이 얼마나 좋으면 고향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저렇게 떼를 썼을까"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물론 초등학생도 영화를 제대로 봤다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우익 공화당원들은 verse를 통째로 빼먹고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미국에서 태어나>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꼬라지를 연출하기도 했는데, 한나라당은 그보다 더 멍청하잖아.
2007년 발표된 영화인데 향후 한국에서 상영일정이 잡혀있는지 모르겠다. 관람을 권한다.
http://jimff.or.kr/2008/contents/section_detail.asp?sn=45&no=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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