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A라는 사람의 홈피에 들렀다. 여러 내용이 담겨져 있지만 눈에 띈 것은 사진이었다. 내가 아는 S 누나와 닮았다. 적어도 큰 키와 뚜렷한 눈매만큼은. A는 사진도 자주 올리고, 화장과 패션에 엄청 공을 들이며, 자신의 기술에 관한 설명도 상세하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압도하는 것이 바로 그의 안간힘. S의 홈피는 다르다. 이따금 사진을 올리는데 맨얼굴로 찍은 것이 많다. 그게 더 예쁘다. 어떤 이들이 통탄할 일이겠지만, 성형도 전혀 하지 않았다.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에 날렵한 변화가 종종 있기는 하나 본인은 말을 길게 하지 않는다. 반응은 둘로 갈린다. 첫번재는 예쁘고 멋지다는 칭찬, 두번째는 넋이 나가 아무 말도 못하는 것.(나는 후자-_-) 닮았다는 건, 닮았다는 것일 따름이다. 예전에 이런 말이 있었다. 명세빈 닮은 사람 중에 명세빈만한 사람 없다(근데 송윤아 닮은 사람 중엔 송윤아만한 사람 있더라). 오히려 닮음으로써 더 대조되기도 한다. A와 S의 홈피 사진을 보면서,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도(굳이 따지자면 내가 잘못?), 수없이 반복되어 관찰되는 현상임에도 가슴이 갑갑해진다. 비상구가 없다. 타고난 사람을 뒤쫓기는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자칫 출구 없는 미로에 빨려 들어 어느 순간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릴 수도 있다. A에게 마음으로라도 격려를 보내기가 참 힘든 게 그래서다. 그래도 OTL 금지. 스스로의 그 어떤 측면도, 어느 누구와 닮지 않았으면 하는 데 마음이 미친다. 경쟁에서 뒤쳐져 살며, 그렇다고 독보적인 재주도 없는 나로서는 차라리 건성건성 꼴등이 낫겠다. 물론 꼴등보다 좀 더 나은 길을 찾고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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