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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 It Rock>

Listen to the 무직 | 2009. 7. 19. 18:14 | Posted by 김수민
중고생 때 록에 흠뻑 빠졌다가 나중에 그렇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음악에의 열정을 거의 잃었고, 어떤 이들은 프로그레시브 록을 거쳐 재즈나 클래식으로 나아갔다(이것은 일종의 코스가 되어 버렸다). 만화 <Paint It Rock>의 저자 남무성은 후자의 경우다. 후자 코스에는 종종 엘리트주의나 변질된 록문화 등의 요인이 깔려 있기도 하지만, 다 나쁜 건 아니다. 록의 마력을 통해 음악에 입문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선의 경우, 한 평론가 겸 만화가가 재즈와 록에 대한 입문서를 다 써내는 성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남무성은 <Paint...> 이전에 <Jazz It Up>이라는 명작을 낸 걸로 유명하다.

내가 '왕년의 롹팬'에게 싫어했던 게 어떤 거냐면, 헤비메틀만을 록의 전부로 여겼다가 스무살 넘어 힘 좀 빠졌다고 멀어져가는 태도였다. 내 나름대로는 그 원인을 알고 있다. 뿌리 없이 줄기와 잎사귀만 잠시 걸친 결과라는 것이다. 오늘날 펑크나 브릿팝을 좋아하는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는 <Paint...>의 2권이 나올 때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 안도한다. 내용의 대부분이 195, 60년대인 1권부터 유심히 읽혀지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그때의 음악을 편하게 듣기를 바란다. 비틀즈든 레드 제플린이든 너바나든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척 베리 없는 비틀즈, 더 후 없는 레드 제플린, 허스커 두 없는 너바나... 이런 건 없다. 록 스피릿이니 뭐니 하는 그따위 말은 필요없지만, 덜 하드했을 때 또는 덜 헤비했을 때도 나타났던 고갱이를 놓쳐버린 한, 현재의 취향이란 소싯적에 그랬다는 나중의 나레이션을 위한 소재일 뿐이다. 골치 아프게 책 찾아 읽는 걸 권유하고 싶지도 않고, 실제 관련한 책이 많지도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국의 록문화가 다채로운 것도 아니니, 가이드 하나쯤은 필요할 성 싶다. 남무성의 만화를 추천한다.

추신: 책 속에는 NEW TROLLS 내한공연 10% 할인권이 끼워져 있다. 초판 한정이라는데 언제쯤 앵꼬가 날지 모르겠다. 이왕 살 사람은 빨리 사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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