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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루저란 무엇이었는가?

전파낭비 | 2009. 12. 11. 16:11 | Posted by 김수민
나와 친구들이 루저라는 말을 영어시간 바깥 일상에서 처음 썼던 건 고교 졸업, 대학 입학무렵이었다.

한 친구가 말했다.
"나는 인디야."
"인디? 인디는 뭐 그냥 혼자 있으면 다 인디인 줄 아나?"
"음, 그럼 나는 루저야."
"야 루저는 아무나 되나?
"그럼 도대체 뭐라 그래야 되냐? 비주류? 마이너? 언더그라운드?"
"웃기고 있네. 술이나 마셔라."

당시 우리에게 '루저'란 '인디', '비주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단어였고,
밤길에 "나(우리)는 'Nothing To Lose'"라고 외치곤 했다.

몇달 전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어느 형이
"논문제목에 'loser'라는 단어를 쓸 텐데 적확한 한국어 번역어가 뭘까?"
라며 물어왔다.
"글쎄요. 패배자, 실패자, 낙오자...?"
정답이었지만 어감이 살지 않아 몇 가지를 더 덧붙였다.
"찌질이, 찐따, 슈레기..."
그린데이의 'Basket Case'나 라디오 헤드의 'Creep'에 비견될 만했다.

'루저'는 예전 나와 친구들이 쓸 적보다 훨씬 가벼운 의미로 쓰이고 있었다.
그런 만큼 장난처럼 남에게 툭툭 던지는 말이기도 하지만,
비장미나 마지막 자존심 따위는 덜어내버린 상태였다.

왜 '루저 발언'에 발끈하는가, 보다
그들은 왜 '루저'라는 어휘를 썼는가, 를 생각하다 떠오른 기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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