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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가요제의 여파

Listen to the 무직 | 2009. 8. 8. 13:07 | Posted by 김수민
당구장 옆자리에서 누군가 <난 멋있어>를 부른다. 길거리에 나갔더니 <냉면>이 들리고, 골목 귀퉁이를 돌아 나오니 <Let's Dance>가 흘러나오고, 술집에서는 <바베큐>가 나온다. 일부 대목만 소개됐고 가요제에는 등장하지 않은 <전자깡패>의 음원은 불티나게 나가고 있다. 이 정도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러나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는 이미 선풍을 예고하고 있었다. 무도 출연진은 대한민국 인기최강의 연예인들이다. 그런 그들에 실력파 뮤지션들이 붙어서 곡을 쓰고 공연을 했다. 시간적 한계와 무도 출연진의 역량 때문에 그 곡들의 완성도가 매우 높지는 않았지만, 뮤지션들은 출연진의 개성에 맞춤한 곡을 써냈다. 시청자들은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히 보며 곡을 곱씹었다.

정치에서 문화까지 대한민국 곳곳에 소비자 우월주의가 스며들어 있다. 대중음악이 이에 대항하는 방법은 당연히 감상자들에게 창작자적 관점을 안겨다주는 것이다. 무한도전은 높은 시청률을 이용해 그 활로를 뚫어낸 셈이다. 타이거 JK가 무도의 1인자 유재석에게 직접 건반과 드럼패드를 내주는 장면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한 평론가는 무한도전이 기획 하나는 잘했다고 비꼬았지만, 본인이 그걸 배울 생각은 전혀 없는 듯하다. 평단이 좁은 관계로 한국대중음악 평론가는 기획가의 지위를 겸할 기회를 얻는데도 말이다. 

쓸데없는 입방아를 찧고 손가락질 해대는 평자들의 면면을 잘 살펴보자. 그들은 대체 무얼 위해 그렇게 행동하는지. 애초에 위협받을 시장 따위는 없었다. 이미 망한 상황에서 개탄만 남았을 뿐이고, 빌미를 잡아 예능프로에 책임을 씌웠을 뿐이다. 이 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겠지만, 거기에 깔린 사고방식은 오래된 것일 터이다. 무도가요제의 선풍이 폭로한 것은 바로 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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