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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는 성난 시위대의 일원으로
조선일보 본사 앞으로 갔다.

만감이 교차한다.


6년 전 오늘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체도 불명확한 학생 10여명이
노(老) 교수의 퇴임식장에 들이닥쳐
거친말로 분위기를 한바탕 헤집어 놓았다는
사건이 있었다.


그때 우리가 송복 교수에게
"닭짓한 당신 떠나라"라는 내용을
입에 담지는 않고 피켓에 썼던 건 사실이다.

교사는 노조를 만들면 안 된다,
만들 거면 자동차공장으로 가라,
조선일보의 최장집 검증사건에서는 오독의 요인을 제공한 최장집에게도 책임이 있다
...

우리는 그것을 닭짓이라고 부르지 않을 도리가 없었고
송복이 보수면 똥파리도 새냐고 외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피켓을 들고 서서, 송복 교수에게는 다가가지 않은 채
몇가지 구호를 외치고 에헤라디야~ 타령을 부르고 격문을 읽고
시위를 마쳤다.
우리는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송 교수에게 직접 삿대질을 할
엄두를 내지 않았다.

반말로 시비를 거는 그의 제자인 현직 교수와
우리측 학생 한명이 잠시 말다툼을 했을 뿐이다.

한때 <청맥>에서 기자로 일했다가 통혁당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던 그는,
"고기와 입장은 한번만 뒤집는 것"이라는 속설처럼  
매우 확실하게 꼴보수의 입장을 대변해 왔고 우리는 그것을
처량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또다른 꼴보수, 유석춘 교수는 마치 데스크인 양
조선일보 기자에게 "이런 것 좀 기사로 써라"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사회면 하나를 가득 매울 만큼의 큰 기사를 내보냈다.

그리고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동아일보도
그런 기사를 내보냈다.
그해 언젠가 유시민은 동아일보더러
"똥 퍼다가 친구따라 장에 가는" 신문이라고 했다.


조선 동아는 그도 모자라
사설로 칼럼으로 우리를 조져대려고 했고
학교에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사설과 칼럼에는 '패륜'이라는 말이 과감하게 등장했다.

그 공격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우리가 1991년도의 대학생처럼
달걀을 던졌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중의 압권은 우리가 썼던 단어 "송뽁"을 두고
조선일보의 이한우가 '뽁은 사창가의 비속어이다'라고 설명한 것이다.
나는 동료들에게 "형 뽁이란 말 알아요?" 물었지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장집을 사상검증한 다음 "스승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표현에 발끈해
발설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던 자가 바로 이한우다.


아무튼 이 일로 우리는 곤경에 처했고
내 느낌상 학내 분위기도 8대 2 또는 9대 1 정도로 수세에 몰려 있었다.

6월 11일 그날 '별 일'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오마이뉴스 동영상이 공개됐고
그것이 다시 MBC의 전파를 타고
김재홍, 박노자 교수가 송복 교수를 비판하거나 시위 학생을 옹호하고
우리가 수그러 듦 없이 학내에서 계속 자보전을 펼치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반전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 축구팀이 16강에서 이탈리아를 꺾으면서
이 사건은 잊혀져 갔다.


6년동안 안티조선운동은 노빠들이나 하는 철지난 운동이 되었고
황석영 등 기고거부를 선언한 지식인들은 하나둘씩 또다시
조선일보에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다들 안티조선은 끝났다고 했고
조중동을 다원주의적 관점에서 인정하자는 웃기는 소리도
진보정당의 구성원으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다원주의 사회에 수구 신문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조선 또는 조중동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다원주의는 다원주의의 적을 적절히 제압할 때 지켜지는 것이지
그냥 넋 놓고 허용한다고 해서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강준만은 조선일보에 제몫 찾아주자고 했다.
그 '제 몫'은 폐간이다.

단지 합법적, 합리적 방법으로 당장에 폐간시킬 수 없을 뿐이지
그 신문들은 원칙적으로 폐간되(었)어야 한다.


조선일보에 대한 보이콧과 스토킹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어제 조선일보 본사 앞에서 느낀 바
아직도 거기 남아 있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노무현 지지자고 민족주의자들이다.


이제 진보정당이 앞장 서야 한다.


뉴라이트 교과서는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등의 지표를 통해
그 시기가 경제적으로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흔히 '반민족'이라고 일컬어졌던 것의 본질이
'반민중'이고 '몰계급'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마찬가지다.
삼성의 경비견인 중앙일보는 말할 것도 없다.

진보정당은 진보정당의 맥락을 가지고
조중동과의 대결에 들어가야 한다.

잊지 말자
"이 가뭄에 웬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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