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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와 KBS노조의 진실 (펌)

Forum | 2008. 8. 8. 14:48 | Posted by 김수민
나의 친우인 '참이슬'이 쓴 글이다.
 


정연주 사장은 ‘노무현 낙하산 인사’로 사장이 된 사람이 아닙니다.


 2003년 3월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다음 노무현 선대본 고문을 맡았던 서동구씨를 사장으로 임명했을 때, 당시 제9대 KBS 노조 김영삼 위원장 이하 노조원들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며 삭발 투쟁,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습니다. 8일 간의 투쟁을 통해 서동구 사장 임명은 철회되었지요. 그 다음에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사장공모추진위원회’(사추위)를 구성하였고, 이 사추위에서 선임하여 이사회에서 뽑은 사장이 바로 정연주 사장입니다.

 따라서 정연주 현 KBS 사장은 민주노조의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을 통해 시민사회의 힘으로 선임된 것입니다. 서동구 사장을 임명하려던 노무현 정권의 의도를 분쇄한 후 선임된 사장을 어떻게 ‘노무현 낙하산 인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KBS 노조라고 해서 다 같은 민주 노조가 아닙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노조 집행부를 맡았던 제9대 김영삼 위원장은 분명히 1990년대 서기원 사장 퇴진 투쟁 등 방송 민주화 운동의 맥을 이었던 세력이었습니다. 김영삼 위원장이 민주노조의 맥을 이었다는 사실은 2003년 서동구 사장 임명 저지 투쟁을 보아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하지만 KBS 노조 제10대 진종철 위원장, 제11대 박승규 위원장은 1990년대부터 전개된 방송 민주화 운동에 함께 한 민주노조의 맥을 이은 세력이 아닙니다. 2000년 “운동권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한 100인 위원회”에서 성추행 사건으로 규탄받은 강철구 전 KBS 노조 부위원장 계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요. 이들은 ‘방송 민주화’보다는 ‘철밥통 지키기’와 ‘임금인상’에 더 관심을 가지는 어용 노조 세력입니다. 노동운동이 썩어가면서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 흔히 나타나는 세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현재 KBS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승규 집행부를 민주노조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박승규 집행부는 구조조정으로 자기네 철밥통이 사라질 것을 두려워하는 기술직 노조원과 지방 방송국 노조원들의 힘으로 당선된 세력입니다. 이들은 방송 민주화나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공정한 방송 보도에 아무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네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낙하산 사장’ 임명도 반길 그런 세력들입니다.

 현 KBS 노조 박승규 집행부는 자신들을 ‘어용노조’라고 비판하는 네티즌들과 시민들에게 “어용노조는 공정방송노조(위원장: 윤명식)이고, 우리는 민주노조입니다”라는 식으로 슬쩍 정체를 위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공정방송노조(위원장: 윤명식)는 ‘올드라이트’ 노동조합이고, 박승규 집행부의 KBS 노조는 ‘뉴라이트’ 노동조합입니다.

 공정방송노조는 한나라당 성향의 KBS 간부 윤명식이 부장급 이상 사원들을 조직 대상으로 만든 노동조합입니다. 정연주 사장의 팀제 실시로 철밥통이 위협받는 데 불안을 느낀 한나라당 성향의 간부사원들을 규합하여 KBS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만든 노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윤명식이 한나라당의 정권 장악을 위해 KBS 조직 장악이 필요하다고 강동순 전 방송위 상임위원(2006-2008년 사이 한나라당 추천 방송위 상임위원)과 술자리에서 밀담을 나누었던 사실은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에 올라 있는 ‘강동순 녹취록’에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고 인터넷에서도 널리 퍼져 있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이 ‘강동순 녹취록’에서 윤명식이 한나라당의 KBS 조직 장악을 위해 진종철 위원장 후임으로 박승규를 노조 위원장에 앉혀야 한다고 강동순 전 방송위 상임위원에게 말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결국 윤명식이나 박승규나 ‘그 놈이 그놈’인, 한나라당 성향의 어용 노조 세력인 것이지요.

 그리고 KBS 노조 박승규 집행부가 네티즌들이 ‘공영방송 KBS 지키기’를 위해 촛불시위에 나선 것을 “일부 사내 정치세력의 사주”에 의해 벌어진 것처럼 왜곡하고 있는데요.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촛불시위의 배후에는 친북 주사파가 있다”고 떠들어 댄 조중동과 영락없이 똑같은 논리이니 말입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에서 자발적인 토론과 논의를 통해 ‘공영방송 KBS 지키기’를 위한 촛불시위에 나섰습니다. 6월 11일부터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기 위한 ‘KBS 표적 감사’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자발적으로 촛불시위에 동참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중동과 다를 바 없는 ‘배후론’으로 네티즌들의 촛불시위를 왜곡하고 폄하하는 KBS 노동조합을 어떻게 민주노조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네티즌들이 ‘정연주 사장 지키기’에 나서는 것을 “‘노빠’들의 정연주 구하기”로 폄하하고 있는데요. 이 또한 매우 치졸하고 악의적인 음해 모략이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티즌들이 ‘정연주 사장 지키기’에 나서는 것은, 공영방송 독립성을 보장하고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기 위해 KBS 사장의 남은 임기를 보장하라는 취지에서 그러는 것입니다. 공영방송 사장 임기제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인데, 이를 이명박 정권이 훼손하면서 ‘땡박뉴스’를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을 비판하는 거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연주=친노인사’로 규정한 후, ‘정연주 지키기=노빠들의 정연주 구하기’로 낙인찍어서야 되겠습니까?

 정연주 사장이 KBS에 온 다음 ‘시사투나잇’이나 ‘미디어포커스’ 같은 공정하고 민주적인 방송 프로그램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강택 PD 같은 분이 2006년 KBS 스페셜에서 “광우병의 진실”을 파헤치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었던 것도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민주화가 보장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러나 KBS 노조 박승규 집행부는 이러한 KBS의 프로그램 편성을 ‘친북 좌파 코드방송’이라 주장하는 조중동의 논리를 그대로 베껴 정연주 사장을 비난하고 매도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정연주 사장의 ‘친북좌파 코드방송’의 실체가 ‘시사투나잇’이나 ‘미디어포커스’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방영한다는 것이지요.

 아마 어용 KBS 노조에게는 방송의 민주화와 공공성보다는 산골짜기 송신소에서 하는 일 없이 놀고 먹으면서도 연봉 1억원이 보장되는 ‘철밥통’이 더 소중한가 봅니다.

 KBS가 80년대 ‘땡전뉴스’와 같이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영방송 지키기’를 위한 촛불 네티즌들의 행동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힘으로 KBS를 지키겠다“는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행동을 “배후가 있다”라며 폄하하며 한 편으로는 호도하기 위해 온갖 얕은 꼼수를 쓰는 KBS 뉴라이트 노조의 본질을 똑똑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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