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학교에서 나이프가 없어졌다. 소로가 도둑으로 몰렸다. 집이 가난하다는 점, 자연을 좋아하는 그가 나이프를 필요로 했으리라는 점 등이 이유였다. 그러나 소로는 "나는 훔치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며칠 뒤에 진짜 범인이 잡히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누가 훔쳤는지를 알고 있었다. 나이프가 없어진 날에 나는 아버지와 함께 뉴턴에 갔었다." 사람들이 "왜 그날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소로는 "내가 훔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히 말했다"고 대답했다.
- 박홍규, <나의 헨리 데이빗 소로> 가운데 William Ellery Channing, Thoreau: The Poet-Naturalist(Robert Brothers, 1873), p. 12를 참조한 부분.
"내가 왜 구구절절 이야기를 해야 해? 당신부터 똑바로 이야기하라"고 떳떳하게 말해야 할 상황이 있다. 그러나 그때 원칙론은 먹히지 않기 마련이라 단번에 상대방의 억측을 뒤엎을 수 있는 증거를 속속 들이밀고픈 충동에 휩싸이곤 한다. 가장 옳은 방식으로 버틸 것인가, 단칼로 빠르게 공박 또는 변호할 것인가. 선택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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