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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모계 사회에 대한 잡상

Free Speech | 2008. 3. 2. 22:16 | Posted by 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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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주말에 대형서점에 가면 기분이 영 좋지 않다. 공간은 온통 네모로 채워져 있다. 가족단위로 한 네모.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뒤섞여 있지만 네모는 깨지지 않는다. 성급한 일반화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른들이 지키려 하는 바운더리는 철저하게 가족들, '내 새끼들'이다. 보호하기 위해 감시와 훈계가 따르는 것은 기본이다. 사람이 붐빌수록 그 많은 사람들은 서로 닮아간다. 남이 밀리든 말든 자기 애만 붙잡으면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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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남의 애라도 귀엽지 않나? 보육에 자기 자식, 남의 자식이 따로 있지는 않다. 태어난지 1년이 지나야 걷는 인간의 특성상 '낳은 사람'이 기르고 돌보는 것은 당연한 거지만...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고, 그 사회가 동물들과 다르다면야 키우는 것은 여러 사람의 몫이다. 부모, 보모, 교사한테 떠맡기면 다가 아니다. 잘 보라니깐? 애들은 남의 애라도 귀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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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박강두(송강호)는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 날뛰던 중 딸을 잃어버린다. 남의 딸 손을 잡고 뛰었기 때문에... 실수지만 인상적인 장면이다. 아름답지 아니한가? 강두는 마지막에 친자식이 아닌 아이를 거두어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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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보육, 교육이 사회화된다면야 예전 형태의 가족제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특히 가부장은 쓰잘데기 없는 존재다. 가부장은 다른 집에 가부장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외에 가부장이 차세대의 성장에 별 도움이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암컷이야 몇가지 사례를 빼면 자기가 낳은 애를 알아보지만 수컷은 그렇지 않다. 수컷은 먹을 거 가져와서 모으고 나누는 일에 암컷과 함께 참여하면 된다. 그럼 자기 애든 남의 애든 다 살릴 수 있다. 젖도 안 나오는 가부장이 뭐 그리 붙박이로서 쓸모가 있겠냐...

물론 사회화가 더 진행되면 암컷이 붙박이로 있을 이유도 없지만, 인류의 진화단계상 오랜 기간동안 책임지는 '상근자'가 아이들에게 필요할 것이다. 일단은 모계 사회부터~

세줄요약
1. 애들은 다 귀엽다.
2. 내 애인지 어떻게 알아? 그리고 그게 중요해? (DNA 검사? 검사자는 신이거나 중립자인가?)
3. 쓸모 많으신 여자들이 상근하고, 남성들은 무차별적 돌봄에 나서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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