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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수도 나쁜놈'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3.11 어윤대 나쁜놈 5
 

어윤대 나쁜놈

Forum | 2009. 3. 11. 14:29 | Posted by 김수민

내가 대학에서 제일 먼저 참여한 집회는 등록금투쟁이었다. 내가 부총학생회장에게조차 무섭다는 말을 들어가며 학원민주주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제안해 백양로 삼거리 집회에서 부분적으로 관철시켰던 기억이 난다. 본관점거 끝에 이십몇만원쯤인가를 되돌려받는 것으로 투쟁은 일단락됐다. '이런 식으로 끝나는 거였군...' 그러나 해가 넘어갈수록 그마저도 어렵게 되었다. 여러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2009학년도에 이르러 나는 졸업했다. 말하자면 나는 낀세대의 일원이다.

고려대 정경대를 다녔던 학생이 자살했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2000년에 자퇴하고 학교를 옮겼던 그는 다시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역시나 학비대기가 여의치 않아 2006년 또다시 자퇴를 하고 말았으며, 그후 고시를 준비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쌀농사 짓는 집안에서 자라나 청운의 꿈을 안고 '명문대'에 들어간 98학번의, 잔혹한 20대가 학비폭등과 취업란 속에서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저께 그의 시신이 서강대교 근처에서 발견되었고, 정씨가 묵던 방에는 고시원비 체납을 알리는 쪽지가 붙어 있다는 후문이다. 오늘자 <한겨레>의 기사에는 <'죽음으로 내려놓은 등록금, 취업의 '짐'>이라는 표제가 걸려 있었다.  

대학 본부가 학생들의 '땡깡'마저도 쌩까고 등록금 드라이브를 걸던 시기, 고려대 총장은 어윤대였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내가 3학년이었던 2006년도는 결코 잊을 수 없다. 고려대에서는 개혁성향으로 알려졌던 장하성 교수까지 등록금인상을 반대하는 학생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연세대에서는 21퍼센트 운운하며 위협한 뒤 등록금 12퍼센트 인상을 결정했다. 100일이 넘는 본관점거의 결과는 총학생회의 패배였다. 학교 당국이나 등록금 인상에 찬성하는 학생들(우리 세대에 들어 대학가에 이런 놈들이 늘었다)은 고려대나 이화여대에 비하면 비싼 것도 아니라는 핑계를 댔다. 어윤대 총장은 당시 연세대 정창영 총장의 전범격이었다. 어 총장이 연대에서 명박을 받던 그날, 나란히 형제처럼 걸어가던 두 사람의 뒷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윤대와 정창영 둘을 보다가 당시 서울대 정운찬 총장을 보면, 그 역시 신자유주의의 자장 안에 있지만 그래도 참 제정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윤대, 당신이 그토록 까불어댄 덕택에 당신이 재임하던 시기에 재학하였고 또 자퇴했던 학생 하나가 죽었다. 돈 없으면 학교 다니지 말라는 것인가, 아니면 등록금 못내면 장학금 받으면 그만이라는 건가? 니가, 너희가 무슨 마리 앙투와네트냐. 빵 없으면 케잌? 장학금제도라는 것이 모든 어려운 학생들, 학생들의 모든 어려움을 헤아릴 만한가? 만약 가정형편을 일일이 감안할 자신이 있다면, 아예 빈부에 따라 등록금금액을 달리하지 그래.

안병만 현 교육부장관이 3불정책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단다. 개혁파는 생각보다 개혁적이지 못하고, 수구파는 그저 기득권세력만 대변하지는 않는 1987년체제의 한 편린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1987년체제의 안전판은 깨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밀리는 분위기다. 어윤대 개인의 장관 등극은 좌절됐지만, 바야흐로 어윤대식교육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고려대 들어가도 사람 죽는다는 걸 입증한 자들이, 대한민국에 부자로 태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더 다양한 사례로 과시하려고 한다.


얼굴만 봐도 등록금 견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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