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사에서 마일즈 데이비스만큼 비밥, 쿨 재즈, 하드밥 등 특정한 세부장르에 골몰하지 않고 발빠르게 트렌드를 만들고 갈아탔던 뮤지션은 없다. 그는 우드스탁이 열렸던 해인 1969년, 그 유명한 'bitches brew'로 재즈록의 시대를 열어 제낀다.
데이비스는 이 음반에 기타리스트로 참여한 존 맥러플린을 예뻐해 그의 이름과 같은 곡을 쓰기도 했고, 맥러플린은 이에 답하여 <Miles Beyond>라는 곡을 나중에 썼다. 이 곡을 연주한 팀이 바로 마하비쉬누 오케스트라이다(이 팀은 록밴드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정도로 하드하다). 한편 비치스 브루에서 피아노를 맡았던 칙 코리아도 퓨전 재즈를 주도하게 되는데, 그가 만든 밴드가 <Spain>으로 유명한 리턴 투 포에버.
내가 이렇게 재즈사의 주요 한 대목을 읊은 이유는, 며칠 전 존 맥러플린과 칙 코리아가 Five Peace Band를 결성해 내한공연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둘이서 40년만에 같은 팀을 하게 되었다니. 록 아티스트가 아니면 내한을 해도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로서도, 이 공연만큼은 도저히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클럽이 아닌 강당급 공연장에서는 처음으로 재즈 콘서트를 겪게 되었다.
몇시간 지나 이화여대 대강당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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